(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주요 손보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삼성화재의 연간 실적치를 제시한 4개 증권사 컨센서스를 취합한 결과,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천952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도 9천564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동차보험과 인보험 영업실적은 저조했으나 작년 4분기 일회성 비용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와 투자 영업이익 덕분에 선방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각 3천911억원과 5천12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28%, 17.6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순익이 전년보다 28% 급감한 2천549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 등 계절적 요인으로 자동차 사고가 증가한 데다 정비요금 인상, 사고 건당 청구액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손해율이 치솟았다.

KB손해보험의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3.1%(가마감)로 지난 2014년 12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100%를 넘었으며 DB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각각 104%, 108.1%로 업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삼성화재(94.8%), 현대해상(98.5%), 메리츠화재(98.2%) 등도 100%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을 77~80% 수준으로 본다. 이를 넘기면 적자란 의미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 적자가 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4분기 영업일 수 증가로 장기 위험손해율이 작년보다 높아졌고, 장기금리의 지속적인 하락과 부진한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투자 영업이익도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보험은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보험으로 인플레이션에 노출돼 있다"며 "지난해 최저임금과 부품가격 인상 등에 영향을 받아 손해율이 악화했으며 올해에도 정비수가 인상분 반영 등을 고려하면 추가 악화 여지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동차 손해율 악화에도 내년에는 반등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강 연구원은 "올 2분기 이후부터는 실적 모멘텀이 다시금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와 2020년 실적은 성장한 신계약의 위험보험료 유입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 시책 경쟁 완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 연구원은 "손보사의 경우 올 1분기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예상돼 2분기나 하반기부터 요율 인상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위험보험료는 개선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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