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주요 은행들이 최근 금융당국에 예대율 규제 이행 계획을 제출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 경영계획을 당국에 보고하면서 예대율 규제 이행 계획도 함께 제출했다.

이 계획에는 예대율 산정에 필요한 대출이나 정기예금의 만기구조 등을 살핀 결과와 그에 따른 가계부채 감소·조달금 증가 등 향후 전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예대율 규제 이행 계획은 지난해 11월 열린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예대율 규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점검하기로 한 바 있다.

새 예대율 규제로 가계대출에 가중치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의 예대율이 100%를 넘을 수 있어서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새 예대율 규제에 따르면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상향되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하향된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예대율이 90% 후반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가중치가 올라갈 경우 예대율도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각 은행별 예대율은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98.92%, 우리은행이 98.5%, 하나은행이 98.9%다. 국민은행의 경우 99.11%로 은행들 중 가장 높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 예대율 규제가 내년부터 시행이기 때문에 연초 경영계획을 세울 때부터 같이 고민해서 반영하라는 취지"라며 "규제 시행이 임박해서 대처하기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준비를 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새 예대율 규제가 본격 시행되기에 앞서 예수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7년 5월 이후 정기예금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11월에는 1.93%로 2%대에 근접한 수준이 됐다.

하나은행은 최대 연 2.45%의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머니세상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국민은행도 'KB스마트폰 예금'을 통해 연 2.35%의 이율을, 신한은행은 '쏠편한 정기예금'을 통해 연 2.0%의 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 정기예금 규모는 지난 연말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12% 증가하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새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가계부채를 줄이거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거나 또는 예수금을 늘려야 한다"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올라가고 특판 상품이 출시되는 것도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한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의 경우 갑자기 줄일 수 없지만 부동산 경기도 둔화되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도 있어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본다"며 "예수금을 끌어오는 데도 한계가 있어 지난해에 이어 은행간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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