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실적을 내놨음에도 증권가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일부 증권사는 이 회사 주가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5천원에서 8만1천원으로 높였다.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였음에도 주가가 선반영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4조4천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로 32% 급감했다. 매출은 9조9천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3천979억원으로 각각 13%, 27.6% 줄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보다도 훨씬 적은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3개월간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 컨센서스를 취합한 결과 영업이익은 5조1천억원,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조원과 3조8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KB증권은 메모리 가격 하락 전망을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0조3천억원, 11조5천억원으로 하향 수정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 사이클의 주가 선행성과 상반기 이후 완만한 업황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목표가를 종전보다 8%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사이클 산업 특성상 5월23일에 이미 최고가를 기록했다"며 "약 5개월의 주가 선행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산업의 치킨게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SK하이닉스의 경우 과점화된 반도체 산업의 공급 구조에서 1분기 이후 출하 증가로 영업이익률 30%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2조1천억원으로 실적 바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기존의 '중립(Neutral)'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5만7천원에서 6만2천원으로 높였다.

김경민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 4조8천억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1조1천억원에서 10조7천억원으로 낮췄다"며 "하지만, 반도체 공급 조절 속도가 실적 개선 속도를 결정할 것이란 점에서 실적 조정폭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공급 조절 의지를 표명해 3위와 4위 공급사인 마이크론과 난야테크의 공급 조절 대열에 동참한 것과, D램 수출 지표가 사이클 상 바닥에 도달해 추가적인 레벨 다운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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