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의 주식을 계속해서 처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민연금은 반면 시중은행 주식은 비중을 유지하거나 소폭이지만 늘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책은행과 지방은행 실적을 우려하는 반면, 시중은행은 실적이 유지되거나 주가 낙폭이 과다한 것으로 보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IBK기업은행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비중을 일관되게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6일 기업은행 보통주 지분을 9.17%에서 8.15%로 줄였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9월 말 9.41%였던 데서 다시 한번 비중을 축소한 것이다.

기업 지분 5% 이상을 가진 투자자는 지분이 1%포인트(p) 이상 변동될 경우 5거래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24일 BNK금융의 지분을 10.60%에서 9.60%로 줄였다고도 공시했다.

지난해 9월 말 9.99%였던 데서 10.60%로 늘렸다가 다시 9.60%로 축소했다.

DGB금융과 JB금융의 지분은 더욱 축소해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29일 DGB금융의 지분을 5.99%에서 4.97%로 줄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DGB금융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JB금융 지분은 2015년 11월 17일 6.06%에서 4.22%로 줄였다.

역시 지난해 9월 말 기준 JB금융의 주요 주주 명단에 국민연금은 없었다.

국민연금은 이처럼 국책은행과 지방은행 지분을 계속해서 축소하면서도 시중은행 주식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9.62%로 지난해 6월 말과 동일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국민연금 지분율 역시 지난해 9월 말 기준 9.55%로 전분기와 같았다.

하나금융지주는 국민연금 지분율이 소폭이지만 증가해 지난해 9월 말 9.55%였던 데서 이달 25일에는 9.68%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이 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 역할을 수행하면서 실적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지분을 축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은행의 경우 제조업 경기 악화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데 따라 지분을 줄였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다만 지방은행의 주가가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 부근으로까지 하락하는 등 낙폭이 커진 데 따라 연기금 등의 저점 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다고 봤다.

DGB금융은 김태오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기로 하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JB금융은 김기홍 회장이 배당성향을 극대화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방은행 주식에 대한 관심 소외가 지나친 상태다"며 "기술적으로라도 반등을 할 타이밍이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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