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증권사 보유 채권이 200조원에 가까운 가운데 증권사들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 하강 기조 등으로 당분간 채권 수익을 내기 어려운 운용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적어도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잘 버틴다는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193조원으로 추산된다.

그간 저금리에 수년간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며 채권 평가이익은 증권사에 든든한 수익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올해는 운용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하강 기조 장기화로 채권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채권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는 것은 장단기 금리 차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투자해도 돈을 벌기 쉽지 않은 환경이 형성된다는 의미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지만,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낮춘 점도 채권 운용환경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직전 전망 때 1.7%에서 이번에 1.4%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직전 전망 때인 작년 10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은행과 시장 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면서 "1월 금통위 때 한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은 낮추면서 경기는 괜찮다고 평가해서 금리 하단이 막힌 형국으로, 단기금리는 채권 매수해도 수익을 볼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하반기가 되면 금리 인하 기대 등이 나올 수 있어 일단 상반기에는 FICC 중 채권(FI·Fixed Income)으로는 잘 버티고, 대신 외환(Currency)과 원자재(Commodity) 등 CC 쪽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증권사는 지금 역마진 상태로, 금리가 변할 것 같지 않아서 필요한 최소한만 남기고 익스포져를 줄였다"며 "3월 FOMC가 분기점으로, 그때 금리에 변화가 생기거나 멘트가 무엇이 나오는지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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