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올해 들어 국내증시에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이 시장 전체를 사는 '패시브'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흥국 증시 전반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추가 자금 유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국내증시 외국인의 수급 성격은 패시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선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2조9천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 누적규모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패시브 자금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3천억원가량 순매수한 데 이어 SK하이닉스(7천억원)와 삼성전자우(2천억원), 한국전력(2천억원) 등 주로 시총 상위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세 종목이 외국인 비중 확대 종목 상위에 올랐다는 점도 패시브 자금일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패시브 성격의 외국인 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대형주 수익률이 중형주를 앞서고 있다. 코스피 대형주 수익률은 연초 이후 7.2%로 중형주 수익률(3.2%)을 4%포인트가량 웃돌았다.

노동길 연구원은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증시 반등 지속 시 전기전자 등 시총 상위 업종과 증권주 등 고베타 업종이 벤치마크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세계 주식형펀드 자금 흐름이 선진국에서 유출되고 신흥국으로 유입 중이란 점도 외국인 매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신흥과 선진증시의 최근 4주간 자금 유입 강도는 각각 플러스(+) 0.8%와 마이너스(-) 0.3%로 나타났다고 신한금투는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신흥 증시를 향한 자금 유입 원인은 선진 대비 신흥증시 상대 강도가 바닥이고, 미중 무역분쟁 약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며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이 신흥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내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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