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엔비디아와 캐터필러 등 주요 기업이 중국 경기둔화를 이유로 실망스러운 실적 및 실적 전망을 내놓은 데 따라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실적 우려에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입찰 부담에도 소폭 올랐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빅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감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중국과 미국 등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확산하면서 큰 폭 내렸다.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 기업인 캐터필러가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중국의 12월 공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한 6천808억3천만 위안(약 112조8천억원)에 그쳐 두 달 연속 하락하는 등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졌다.

이번 주 대형 이벤트들이 잇달아 열리는 점도 시장 경계심을 키우는 중이다.

오는 29~30일에는 올해 첫 FOMC가 열리고, 30~31일에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회담이 예정돼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런 기대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점이라는 게 부담이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연준이 시장 기대만큼 충분히 비둘기파적이지 않다면 충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기술 보호 문제 등 근본적인 사안에 대한 양쪽의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백악관은 이날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이 포함된 협상단 참여 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단을 이끌고 류허 중국 부총리를 상대할 예정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미국에 대해 WTO 규정을 "노골적으로 위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한 달 이상 이어졌던 미 행정부의 부분폐쇄(셧다운) 사태는 지난 주말 일시적으로나마 해소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50대 50이라고 하는 등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하는 양상이다.

또 다음날에는 영국 하원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플랜 B'에 대한 토론과 표결이 진행된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12월 전미 활동지수가 0.27로, 11월의 0.21에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1월 기업활동지수는 1.0으로, 전월의 마이너스(-) 5.1에서 반등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0에는 못 미쳤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당분간 기대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8.98포인트(0.84%) 내린 24,528.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91포인트(0.78%) 하락한 2,643.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18포인트(1.11%) 내린 7,085.6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업 실적과 중국 경기 상황, 미·중 고위급무역회담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이번 주 대기 중인 다양한 이벤트에 관심을 집중했다.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 기업인 캐터필러가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캐터필러는 특히 중국 수요가 줄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보다 낮춰 잡았다.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도 중국 경기 악화 등을 이유로 4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하향 조정했다.

엔비디아 주가 급락으로 최근 반등세를 보였던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도 하락하며 시장에 부담을 줬다.

이날 종목별로는 엔비디아 주가가 13.8% 폭락했다. 캐터필러 주가도 9.1% 내렸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4% 하락했고, 커뮤니케이션은 1.15% 내렸다. 산업주도 1%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등 주요국 경기 우려와 무역협상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따른 경계심이 유지될 것으로 진단했다.

존스 트레이딩의 데이브 루츠 상장지수펀드(ETF)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관련해 찬물을 끼얹은 데다 중국 지표도 부진해 시장이 부담을 안고 이번 주를 시작했다"면서 "미·중 무역협상과 FOMC, 애플 및 아마존 실적, 다음날 브렉시트 표결 등 불확실성 요인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32% 상승한 18.8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9bp 하락한 2.744%를 기록했다. 장중 2.766%까지 올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3bp 내린 3.059%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떨어진 2.59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5.5bp에서 이날 15.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최근 민감도가 높아진 주식시장에 영향을 받았다.

장 초반만 해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채 입찰 부담에 미 국채 값은 하락했다.

뉴욕증시가 캐터필러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에 낙폭을 키우자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국채 값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번 주 많은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실적 성장세가 얼마나 둔화할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날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810억 달러 규모의 2년, 5년 만기국채 입찰은 주가 하락에 힘입어 양호한 수요를 나타냈다.

5년물 국채는 2.576%에 발행됐다. 응찰률은 2.41배였고, 낙찰률은 간접 60.2%, 직접 15.2%였다.

또 재무부는 오는 30일에 재투자를 포함한 다음 분기 국채 공급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지금 당장 시장의 관심은 온통 실적에 쏠려 있는데, 중국과의 무역 상황 때문에 실적이 아주 좋지는 않다"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큰 이슈들을 앞두고 있어서 투자자들은 일단 가치 있는 자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로마 대표는 "다우지수에서 온종일 나타난 부정적인 반응에 따라 더 많은 국채 매수가 이어졌다"며 "펀드매니저들은 주식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해 채권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FOMC와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 등 빅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29~30일 이틀간 열리는 FOMC 회의는 분기 회의가 아닌 데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있는 첫 회의다. 파월 의장은 올해부터 모든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참여자들은 금리 인상이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연준의 금리 계획,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의 조지 곤칼브스 미국 금리 전략가는 "인내심을 강조하는 것은 연준이 긴축 사이클 단계에 있다는 뜻이지만, 연준은 앞으로 더 유연성을 목표로 할 것이며 그 안에 갇혀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통상 연준의 분기 회의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더 많이 움직였지만, 이제는 모든 회의가 살아있을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은 6주 간격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 따르면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26%로, 한 달 전 13%에서 높아졌다.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한 달 전 8%에서 4%로 줄었다.

30∼31일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와 대중 강경파로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에 나선다.

미국과 중국은 3월 1일로 무역 휴전 시한을 정해뒀다. 이번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2천억 달러 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37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490엔보다 0.120엔(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28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145달러보다 0.00136달러(0.12%)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9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4.98엔보다 0.01엔(0.01%)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2% 떨어진 95.739를 기록했다.

대형 이벤트가 다가오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신규 포지션 설정을 꺼렸다. 일단 달러 비중을 줄이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오는 29~30일에 열리는 FOMC 회의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 사이클을 멈추겠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또 연준이 미국 경제에 늘어나는 위험도 인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런 점이 달러에 부담이 됐다. 지난해 연준의 4번 금리 인상으로 상승 랠리를 즐겼던 달러는 12월 말 이후 1% 이상 떨어졌다.

중국과의 무역협상 관련 우려도 달러에 부담 요인이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전략 대표는 "협상 타결이 없다면 위험투자 선호 환경에 경계감이 지속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고수익을 추구하고, 저평가된 이머징마켓 통화가 달러 대비 선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폭풍 전야의 고요함과 같았다"며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단단해진 날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싱가포르의 심 모 시옹 외환 전략가는 "일반적인 달러 방향은 여전히 내림세고, 시장은 이번 주 FOMC에서 힌트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며 "연준이 미국 밖의 경제 성장 상황 때문에 올해 지속해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매크로 전략가는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달러는 돌아섰고,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준은 인내심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성장 둔화 등의 우려가 달러에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유로는 달러 대비 10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최근 지표가 약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요인들이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퍼졌다.

지난주 노딜 브렉시트 우려를 덜며 1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흐름을 보였던 파운드화는 소폭 내렸다. 다음날 영국 하원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플랜 B'에 대한 토론과 표결이 진행된다.

유가가 큰 폭 하락한 가운데 상품가에 민감한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 등은 약세를 보였다.

BAML은 최근 위험선호 환경이 조만간 바뀔 것이라며 호주달러-엔을 팔라고 조언했다. 호주달러-엔은 위험자산 선호를 측정하는 대표 환율이다.

BAML은 "위험 요인들이 극단적인 수준으로 올라온 만큼 베타가 낮은 위험회피 통화가 시장을 웃돌 환경이 조만간 조성될 것"이라며 "캐나다달러 역시 엔화 대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0달러(3.2%) 하락한 51.9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14일 이후 2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경제지표와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등을 주시했다.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들이 대거 불거졌다.

중국의 12월 공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한 6천808억3천만 위안(약 112조8천억원)에 그치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또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기업인 캐터필러가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캐터필러는 중국 수요가 줄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이 부진했다고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또 중국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상승을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보다 낮춰 잡았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이날 중국발 매출 둔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4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경고음이 재차 나오면서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가 한층 커졌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동반 위축됐다.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도 다시 커졌다.

지난주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스가 밝힌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862개로 전주 대비 10개 증가한 점이 향후 산유량 증가 우려를 자극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석유장관이 러시아가 감산 속도를 높일 것을 약속했다고 밝힌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알 팔리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사우디는 12월의 감산 합의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도 감산 속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12월에 하루평균 1천145만 배럴을 생산해 지난 12월보다 오히려 산유량이 하루평균 8만 배럴가량 늘었다. 사우디가 12월부터 곧바로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과 상반되는 행보였다.

러시아는 또 1월에는 산유량을 하루평균 5만~6만 배럴가량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감산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자극하는 대목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창립자는 "중국의 경제지표와 국유기업실적 등에 대한 경계심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코오퍼레이트 솔루션의 타마르 에스너 에너지 및 유틸리티 담당 이사는 "현 상황에서 실제 수요 데이터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정적인 징후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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