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해 하반기 증권업계 업황이 부진해지면서 회사별 실적 차이로 이어졌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체질개선, 수익성 다변화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리기도 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증권과 IBK투자증권 등은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현대차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506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68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관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 등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인수금융, IPO 등 IB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내며 이익 성장을 이끌어냈다.

IBK투자증권도 지난해 순영업수익(판관비 차감 전 영업이익) 2천27억원을 올리며, 2008년 창립 이후 10년 만에 순영업수익 2천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한 575억원을 기록했다.

구조화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수익이 꾸준히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IBK투자증권이 올해 증자 등도 고려하고 있어 자본 여력이 늘어나면 부동산 IB 부문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이 증권사는 그간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고 꾸준한 실적을 내왔다.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지 않고, 장외파생거래, 인하우스 헤지펀드 등에서 업계 상위권의 실적을 내왔기 때문이다.

특히 장내외파생 부문의 실적은 2015년 140억원 수준에서 2017년 535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실적에서 장외파생, 채권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 증권사의 순이익은 역성장했다. 유화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직전 연도보다 23% 이상 감소한 56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24%가량 줄어 60억원을 나타냈다.

유화증권은 그간 전체 수익에서 임대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여의도 오피스 공실이 늘어나면서 임대수익은 위축됐고, 이것이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증권사의 3분기까지 임대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IB 부문을 키우면서 증시 변동에도 상대적으로 이익 감소 폭이 덜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있었다"며 "이들은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10%가 넘는 알짜배기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뜩이나 자본력, 영업력 등에서 열세에 있는데, 특화된 부문을 개발하지 못한 곳의 수익성은 계속해서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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