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최근 3년간 800여건에 불과했던 1월 자사주 취득 신청 건수가 올해 1월 들어 1천100여건을 넘어서며 3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주주행동주의 부각으로 주주가치 제고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856건이었던 자사주 취득 신청 건수는 지난해 1월 890건으로 증가했다.

증가 추세는 더욱 가팔라져 올해 1월 신청 건수는 전일인 28일 기준 1천147건으로 지난해 대비 28.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 목적의 대부분은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강화였다.

자사주 취득은 상황에 따라 다각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우리 회사 주가가 살만한 가격대까지 내려왔다'라는 신호로 작용한다.

기업이 직접 자기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 부양을 도모하는 것이다.

기존 주주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다만 취득한 자사주가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가치 제고 이외의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도 크다.

대표적인 것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의 확보다.

기업이 가진 자사주는 의결권한이 없지만 제 3자에게 매각했을 때는 의결권이 생긴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으로 주주행동주의가 부각되면서 향후 우호 주주 세력 확보를 위한 자사주 보유 비율을 늘리고자 하는 목적일 가능성도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 코드 센터장은 "자사주 취득 신청 건수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취득 목적과 향후 처분 공시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로는 보기 힘들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송 센터장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사주 취득과 소각 물량이 증가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자사주 취득과 배당정책 강화 등으로 지배주주의 지분 확대 재원 마련, 안정적인 수입원 확보에 신경 쓰는 기업들이 향후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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