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통신 속도 저하 등 서비스 질은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국기업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국내 인터넷TV(IPTV)와 서버 증설 등의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 공급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국내 IPTV와 인터넷망 사용료에 대한 협약을 맺고 있지 않다.

다만 LG유플러스나 딜라이브와 협약을 맺고 있는 넷플릭스가 이들에게는 일정 수준의 망 사용료와 비슷한 서버 증설 계약을 맺고 상대적으로 빠른 인터넷 속도로 가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 자체 분석결과 국내 IPTV 가운데 독점 계약을 맺은 LG유플러스의 가입자들이 가장 빠른 속도의 인터넷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다. 다음으로 딜라이브, KT, SK브로드밴드 순이다.

SK브로드밴드는 가장 속도가 빠른 LG유플러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가입자라도 해도 LG유플러스를 통한 넷플릭스 가입자들과 다른 통신회사 가입자들은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 차별을 받는 셈이다.

한 예로 최근 국내 첫 오리지널 시리즈로 화제를 모은 '킹덤(KINGDOM)'의 경우 최근 특정 시간대에 가입자들의 시청수요가 몰리면서 LG유플러스나 딜라이브 이외 일부 가입자들의 콘텐츠 화질이 크게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넷플릭스가 공급하는 서버를 크게 늘리지 않는 한 이러한 사태는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망 사용료를 받지 않고 넷플릭스를 위한 서버를 추가로 증설하는데 비용 측면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

넷플릭스 한 관계자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인터넷 제공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며 "국내 IPTV별로 콘텐츠를 원활한 속도로 제공하는데 차이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는 당분간 서버 증설을 통한 망 사용료를 지불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암시했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최근 망 사용료 관련 질문에 "한국 생태계와 긴밀히 협력하겠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4일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 계약을 타결했다. 이를 계기로 넷플릭스를 포함해 유튜브 등이 망사용료 지급에 대한 직간접적인 압박을 계속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법적인 요건을 보더라도 망사용료를 의무적으로 내야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망사용료를 내더라도 국내 영업에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지급할 것이고 아니면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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