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중 무역협상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미 국채 가격은 FOMC 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경제 지표 부진에 올랐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과 FOMC 회의를 주시하며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공사(PDVSA) 제재에 돌입한 여파로 큰 폭 올랐다.

시장은 주요 기업 실적과 이날부터 시작된 1월 FOMC, 다음날 개시될 미·중 무역협상 등을 주시했다.

미 사법당국은 전일 중국 화웨이를 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중국 측은 외교부 성명 등을 통해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억압을 멈추라면서 즉각 반발했다. 무역회담을 코앞에 두고 화웨이가 기소되면서 양국 협상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다만 미국 핵심 관계자들은 화웨이 기소와 무역회담은 별개라면서 진화에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화웨이 사건과 무역협상은 별개 이슈"라면서 "이는 무역협상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양국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주 열리는 회담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를 표명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적당히 낙관(moderately optimistic)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는 중국이 이번 주 회담에서 무역 구조 개선 문제와 관련한 로드맵을 미국 측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드맵에는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표, 지적 재산권 보호 방안 등이 포함될 전망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이날 영국 하원은 총 7개 브렉시트 협상안 수정안에 대한 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 기한 연장을 담은 이른바 '쿠퍼 법안'을 부결했다.

반면 아일랜드 국경 관련 '안전장치(backstop)' 조항을 수정토록 한 '브래디 법안'은 가결됐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래디 법안을 지지해 왔으며, 표결 이후 EU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담은 법안도 가결됐다.

표결 결과를 요약하면 영국 하원은 '노 딜'을 막기 위해서 안전장치 대안 협정을 포함한 재협상을 추진하되,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1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각각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5.2% 상승했다. 주택가격 상승률은 꾸준히 둔화하는 중이다.

콘퍼런스보드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26.6에서 120.2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24.0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74포인트(0.21%) 상승한 24,579.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85포인트(0.15%) 하락한 2,640.0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7.39포인트(0.81%) 내린 7,028.2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주요 기업 실적과 이날부터 시작된 1월 FOMC, 다음날 개시될 미·중 무역협상 등을 주시했다.

초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의 관망 심리가 커졌다.

이날 시작해 다음 날 결과가 나오는 FOMC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시에 긍정적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둘기 연준에 대한 기대가 이미 충분히 가격에 반영된 점은 부담이다.

30일부터 시작하는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 관련해서도 긴장이 팽팽하다.

이날 발표된 주요 기업 실적은 엇갈렸다.

버라이즌은 예상보다 다소 부진한 4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반면 3M은 올해 실적 전망을 다소 하향 조정했지만, 시장 기대보다는 양호했고, 4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도 강세를 나타냈다.

애플이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하는 데 따른 경계심도 장중 내내 유지됐다.

이날 종목별로는 버라이즌이 3.3% 하락했다. 3M은 1.9% 상승했다.

애플은 이날 장중 1% 하락했다. 하지만 장 마감 이후 발표한 실적에서 매출과 순익이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돌면서 3% 이상 상승세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1% 하락했고, 커뮤니케이션도 1.06% 내렸다. 반면 산업주는 1.37%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다음날 공개될 FOMC 결과 등에 따라 시장이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S&P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마이크 톰슨 대표는 "시장은 현재 연준과 관련해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시장의 서사가 점점 더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8% 상승한 19.1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2bp 하락한 2.71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7bp 내린 3.042%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3bp 떨어진 2.56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5.2bp에서 이날 14.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올해 첫 FOMC 회의가 이날부터 열린다. 통화정책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30일 오후로 예정돼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추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모멘텀이 식어가는 가운데 연준이 또 다른 통화 긴축을 한다면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볼 수 있는 점도표에서는 올해 2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지난 몇 개월간 목격한 엄청난 시장 변동성은 파월 의장 발언 때문이었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으며 시장은 파월 회견의 톤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런 우려 속에서 이날 주택시장과 소비자 신뢰 등의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부진한 경제 지표는 통상 국채 값 상승 요인이 된다. 경제성장률 둔화가 고정수익의 채권에 가장 큰 위협인 인플레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 전략가는 "셧다운 여파가 있는 만큼 지표 부진은 다소 일시적"이라며 "지표 둔화를 보고 있지만, 소비자신뢰지수 대폭 하락이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도 연준의 새로운 논의가 공개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2월 회의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에 열린 자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FOMC는 긴축을 끝내지 않았고 대차대조표 축소도 중단하지 않은 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이런 사이클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조짐들은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게리 폴락 채권트레이딩 대표는 "파월 의장이 대차대조표 축소의 끝에 근접했음을 확인해 줄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고 있다"며 "연준 위원들은 더 큰 규모의 대차대조표를 유지해야 할 기술적인 이유가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폴락 대표는 "연준이 보유한 대규모 국채 포트폴리오가 경제 부양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며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시장이 실망하면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국채 값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상 입찰을 통한 신규 물량 발행은 국채수익률 상승 요인이지만, 이날 국채 입찰은 무난하게 이뤄졌다. 320억 달러 규모의 7년 만기 국채는 2.625%에 발행됐으며 응찰률은 2.54배였다.

이를 포함해 미 재무부는 이날 260억 달러의 1년 만기 국채, 200억 달러 상당의 2년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발행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34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370엔보다 0.024엔(0.02%)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33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281달러보다 0.00049달러(0.04%)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0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4.99엔보다 0.02엔(0.0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상승한 95.819를 기록했다.

무역협상과 FOMC 회의, 브렉시트 플랜 B 표결 등 빅 이벤트 주간이어서 달러화는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시장 참여자들이 빅 이벤트를 앞두고 대규모 베팅을 꺼려 장중 내내 방향성을 모색했다.

달러는 전반적으로 약세였지만, 파운드화가 두드러진 약세를 보여 달러 인덱스는 소폭 올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은 미국의 화웨이 기소로 높아졌다. 다만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화웨이 기소와 무역협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무역협상 낙관으로 중국 주식과 유로화 등의 위험자산 안도 랠리가 나타났지만, 다소 물러났다. 뉴욕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RBC 캐피털의 아담 콜 수석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조용했다"며 "브렉시트 관련 소식이 환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에 늘어나는 위험을 인정할지 시장은 집중하고 있다.

미국 기업 실적이 정점을 찍었고 미 국내와 글로벌 경제 둔화 위험이 늘어나고 있어, 연준이 지난해보다 더 조심스러운 통화 정책을 보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냇웨스트 마켓의 브라이언 다인거필드 전략가는 "이번 회의 이후 연준의 인내심, 유연성 등은 어떤 식으로든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만 해도 투자자들의 컨센서스는 달러 숏 베팅이었다.

그러나 중국 경기가 가파르게 둔화하고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중앙은행들의 경고가 커지며 최근 달러 숏 베팅은 줄었다.

실제 모건스탠리의 최근 포지션 지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 쪽으로 돌아섰으며, 파운드 베팅은 중립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일 저점 이후 6% 이상 상승했던 파운드는 이날 브렉시트 연기 방안인 플랜 B 표결을 앞두고 소폭 상승했지만, 부결 소식에 하락 전환해 장중 저점을 경신했다.

이후 영국 하원은 논란이 큰 부분인 '안전장치'를 다른 대안 협정으로 대체하는 수정안은 가결했다.

결국 영국 하원은 노딜을 막기 위해서 안전장치 대안 협정을 포함한 재협상을 추진하되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모았다. 이날 파운드-달러는 0.64% 떨어졌다.

픽셋 웰스매니지먼트의 토마스 코스테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약해지겠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성장률로 인해 달러 약세가 더 미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유로존 등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할 때도 여전히 좋아 보인다"며 "달러는 단기간 더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2달러(2.5%) 상승한 53.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영향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상황 등을 주시했다.

미국은 전일 오후 늦게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자국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서의 PDVSA 자산을 동결했으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했다.

PDVSA의 미국 내 정유 자회사인 시트고도 기업을 운영할 수는 있지만, 수익을 마두로 정권에 송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회사 수익금은 접근이 차단된 미 계좌에 보관된다.

원유시장에서는 미국 제재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큰 폭 줄어들 것으로 봤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의 절반가량을 소화하는 가장 큰 수입국이다.

페트로매트릭스는 현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하루평균 5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하루평균 100만 배럴가량을 수출했고, 2017년에는 160만 배럴가량을 수출했었다.

PVM은 "남미 산유국은 미국 정유사들이 가장 원하는 중(重)질유를 생산한다"면서 "미국 정유사들이 멕시코나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에서 대체 수입에 나설 수 있으며, 이는 유가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리비아 국영 석유기업(NOC)이 자사 최대 유전인 엘 사라라 지역이 반군 점령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해서 폐쇄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유가 상승 압력을 더했다.

다만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산유량 증가 등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전일에는 캐터필러와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이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부정적인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다음날 나올 미국의 원유재고 지표에 대한 부담도 유가 상단을 제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310만 배럴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제재 이슈 소화 이후 유가는 미국 재고 지표 결과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봤다.

칸토 피터제럴드 유럽은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 관심은 재고 지표에 맞춰질 것"이라면서 "재고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큰 폭의 증가는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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