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 칼럼>새로운 주총문화 만들어질까
<이장원 칼럼>새로운 주총문화 만들어질까
  • 승인 2019.01.3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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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는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행동주의 펀드, 사회책임투자 등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주총문화가 바뀌고 있는데, 그 중심엔 주주권 행사의 확대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땅콩 회항'과 `물컵 던지기' 등 오너 갑질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한진그룹에 대해 국내 한 사모펀드가 경영권 개입을 시사하고,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한진그룹이 새로운 주총 문화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주주로서의 당연한 권리행사인 동시에 기업들의 불법, 탈법 행위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있다. 그러나 과도한 배당 요구와 경영에 대한 간섭 등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재계 일각에선 연금사회주의까지 거론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다음 달 1일 예정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한진그룹 문제에 대해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지 주목된다.

한진그룹 문제로 핫이슈가 되긴 했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주주들의 권리 강화에 대한 목소리는 계속 커져왔으며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점진적인 개선조치를 마련해 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SK㈜는 지난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주총에 출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이 제도는 이미 10년 전에 마련됐으나 그동안 사문화됐다가 기업들이 이제 막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슈퍼주총'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계열사별로 주총일을 분산한 사례도 있다. 과거엔 주총 날짜를 겹치게 해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를 주주들이 직접 추천한 후보 중 선임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이런 것들은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 흔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각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더욱 많은 당근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이 시대적인 요구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경제 확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환경(Enviornment)과 사회책임(Social)에 대한 분야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책임투자가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투자문화가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주권리의 강화라는 명제는 경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과 기업의 자유를 옥죄는 부정적 측면이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국제투기자본들의 행위를 정당화할지 모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을 공격했던 엘리엇과 소버린 등의 행위를 보면 이해 못할 비판은 아니다. 그러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타락하고 견제받지 않는 기업은 부패할 것이라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주주들의 경영감시가 기업활동 위축이 아닌 건전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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