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기업인 화웨이와 화웨이의 관계회사 두 곳,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미국 사법 당국으로부터 기소당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화웨이 건과 무역협상을 별도의 사안으로 분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라는 악재가 자칫하면 30일부터 진행되는 고위급 무역협상의 판을 깰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특히 무역 전쟁에 따른 최악의 경기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협상력을 떨어트리는 화웨이 건을 협상 도중에 언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 측은 협상 도중 멍 부회장 이슈를 꺼내면서 얻을 것이 많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화웨이를) 무역협상의 일부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우신보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 원장도 "중국 측은 무역협상이 멍 부회장의 사안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중국이 만약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있을 경우 (화웨이를)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스 교수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는 31일 화웨이 건을 언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 교수는 류 부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때 화웨이와 관련된 중국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무역협상과 화웨이 건을 연루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록 실버스 카이위안 캐피털 총경리는 "(화웨이 기소는) 이번 주 무역협상에 좋은 재료는 아니다"면서 "광범위한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류허 부총리에 지워진 압박을 더욱 가중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화웨이에 관련된 갈등이 불거지자 미국과 중국은 화웨이와 무역협상은 별도의 사안이라는 '투 트랙'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특히, 미국은 화웨이 기소는 법 위반과 제재에 관련된 사법적 사안이며, 무역협상과는 별도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사건과 무역협상은 별개의 이슈"라면서 "이는 무역협상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웨이 기소에 강력하게 항의하면서도 화웨이 건과 무역협상의 직접적 연계가 있다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겅 대변인은 중국 측은 멍 부회장과 화웨이에 대한 입장을 여러 번 명백히 표시했다면서 미국이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무역과 관련된 입장 역시 여러 번 표시했으며 미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상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해답을 찾기를 위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가 무역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화웨이는) 내가 작업하는 (무역협상) 어떤 것과는 완전히 분리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화웨이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는 무역협상과 별개의 트랙에 있다"면서 '무역 노선'과 '법 집행 노선'을 구분하는 태도를 나타냈다.

미국 사법 당국의 화웨이 기소는 30일부터 열리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류 부총리가 미국 워싱턴에 도착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일어났다.

미국 연방 검찰은 28일(현지시간) 화웨이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13개 혐의를 적용, 화웨이, 홍콩의 화웨이 위장회사로 알려진 '스카이콤 테크'(Skycom Tech) 및 미국 현지의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비롯한 2개 관계회사, 멍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전격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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