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애플 및 보잉의 양호한 실적을 바탕을 큰 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뚜렷한 비둘기 색채를 드러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상승했고, 달러화는 금리 인상 기대가 줄며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늘어난 영향으로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종료된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통화 정책 성명을 통해 향후 인상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반면 '점진적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기존의 성명서 문구는 삭제했다.

연준은 또 대차대조표 축소도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수 있으며,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자산은 보유하게 될 것이란 견해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잠잠하고 기준금리는 위원회가 추정한 중립 범위 내에 있다"며 "금리 인상 근거가 다소 약해졌다"고 말했다.

파월은 "경제 성장이 둔화하겠지만, 견조한 속도는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일부 모순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연준이 더 인내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차대조표와 관련해서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끝낼 적당한 시점에 대해 위원들이 평가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큰 보유 규모로 더 빨리 끝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ADP 전미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1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21만3천 명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8만3천 명을 큰 폭 넘어섰다. 미 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에도 탄탄한 고용시장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반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2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2.2% 감소한 99.0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4.90포인트(1.77%) 뛴 25,014.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05포인트(1.55%) 오른 2,681.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79포인트(2.20%) 급등한 7,183.0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주요 기업 실적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미·중 무역협상 등을 주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 입장을 한층 명확히 드러내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부양했다.

제롬 파월 의장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작아졌다는 견해를 표했다.

여기에 애플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첫 번째 회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점도 안도감을 제공했다. 아이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지만, 전체 매출과 순익 등은 애플이 앞서 전망(가이던스)을 낮추면서 동반 하향 조정된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6.8% 급등했다.

보잉도 4분기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 등에서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6.3% 올랐다.

반도체 제조업체 AMD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20%가량 폭등하는 등 기업 실적이 대체로 양호했다. AMD 주가 급등으로 반도체주 전반도 호조를 보였다.

이날부터는 이틀 일정으로 미·중 간 고위급 무역회담도 이뤄진다.

미국의 화웨이 기소 여파로 회담을 앞두고 긴장이 팽팽하다.

일부 언론은 중국 측이 이번 회담에서 지식 재산권 보호 등 무역구조 개혁에 관련된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기술주가 3.03% 급등하며 가장 선전했다. 임의 소비재도 2.1% 올랐고, 산업주는 1.55%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극적인 변화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크레셋 웰스의 잭 애블린 창립자는 "연준이 지표 의존적이라기보다는 시장 의존적인 것 같다"면서 "시장은 공정한 것보다 낮은 금리에 익숙해져 있으며 이를 올리려는 것은 문제를 만들어 냈는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새로운 중립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68% 하락한 17.6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8bp 하락한 2.694%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5bp 떨어진 2.524%에 거래됐다. 지난 4일 이후 가장 낮으며 4주 만에 가장 큰 하루 하락 폭을 기록했다.

반면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0bp 오른 3.05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4.3bp에서 이날 17.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FOMC 경계와 고용지표 호조로 하락세를 보였던 미 국채 값은 FOMC 결과 발표 후 상승세로 빠르게 돌아섰다.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준 데다, 대차대조표 축소 조정 가능성도 인정해 미 국채 값에는 호재가 됐다.

연준 위원들은 경제 상황이나 금융시장이 훼손되면 4조 달러 규모의 자산 포트폴리오 정상화를 수정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파월 의장은 종료 시점도 예상보다 더 빠를 수 있고, 연준의 자산 보유량은 기존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성명서 발표 이후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올해 말까지 금리를 한 번이라도 올릴 확률은 6.8%로 축소됐다. 전날에는 21%, 한 주 전에는 24%였다.

단기물인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준 결정 전 2.579%에서 움직였지만, 발표 뒤 2.558%로 떨어졌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국채 전략가는 "잠재적인 정책 수단을 통해 FOMC가 공격적으로 비둘기파적인 금리 인상 중단을 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성명서에서 다음 정책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암시하는 모든 가이던스를 삭제했다"고 평가했다.

힐 분석가는 "올해 말까지 연준은 보유 채권 규모를 줄이는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연준은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융통성 있게 행동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금리 인상에 있어 연준이 인내하겠다는 것은 국채 매수에 유리하다"며 "올해 통화 정책 경로가 장기물 수익률에 하락 압력을 가해 연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5%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물게 내년 2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게 명확해지면 내년에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같은 수준에서 마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미스 캐피털의 린지 버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단지 시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지표가 보여주는 것을 채택하고 적응할 것이라고만 말했다"고 설명했다.

버넘 매니저는 "30년 만기 국채는 9월에 접어들 때 인플레이션이 2%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며 "연준 자산 보유가 유지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95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346엔보다 0.393엔(0.36%)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81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330달러보다 0.00486달러(0.43%)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0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5.01엔보다 0.07엔(0.06%)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2% 하락한 95.412를 기록했다.

올해 첫 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상승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결과 발표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 수준의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드러냈고, 향후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들이 단기 금리에 어떤 변화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였지만, 연준이 투자자들이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어떤 신호라도 준다면 달러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가 있었다.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가 더 매력적인 통화가 될 수 있다.

특히 장 초반 민간고용 호조가 확인돼 달러 강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민간고용은 이번 주 후반 발표될 1월 고용보고서의 힌트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하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연말까지 긴축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안트제 프래케 외환 전략가는 "유로-달러는 향후 3개월 1.14~1.16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두 주요 중앙은행 중 어떤 곳도 바뀔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버든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파월) 기자회견을 보면 다시 비둘기파임을 확신할 수 있지만, 이런 정도가 예상된 것은 아니다"며 "더 놀라운 것은 대차대조표 관련 이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어들은 매우 모호했지만, 아마도 의도적으로 그랬을 것"이라며 "연준이 더 완화적인 대차대조표로 이동을 준비한다는 점은 새로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치의 브라이언 콜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발언은 긴축 사이클 종료에 더 다가갔다는 강력한 신호보다는 금리 인상 중단으로 더 읽힌다"고 주장했다.

파운드화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 속에서 하락하다 장 막판 소폭 상승했다.

BBH의 윈 틴 글로벌 통화 전략 대표는 "시장은 기한 연장에 기대지만,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더 커졌다"며 "실제 2개의 수정안은 서로 상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EU가 안전장치에 대해 완강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영국 의회는 협상안을 통과시킬 수 없을 것이며, 3월 29일에 노딜 브렉시트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지금 파운드 강세를 예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투기세력이 이번 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가졌던 숏 포지션을 되돌린 영향으로 호주 달러가 1.41% 급등했다.

연준이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신할수록 이머징마켓 통화는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성명서 발표 직후 터키 리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헝가리 포린트화 등이 달러 대비 1% 이상 오르며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미국 금리가 천천히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 이머징마켓 투자 매력도 커진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2달러(1.7%) 상승한 54.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베네수엘라 제재 여파 등을 주시했다.

미 정부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공사(PDVSA)와 미국 기업의 원유 및 석유제품 거래를 제재한 점이 꾸준히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대략 하루평균 50만 배럴가량을 수입해 온 핵심 수입국이다.

이번 제재로 베네수엘라산 중(重)질유를 선호해 온 미국 정유사들이 다급히 대체 수입처를 찾아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다 인사이트의 반다나 하리는 "지금까지의 제재는 걸프만에 있는 미국 정유사들에 치명적이며, 이들은 대체 중질유 구매를 압박받고 있다"면서 "캐나다로부터의 구매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전화통화하고 '강한 지지'를 약속하는 등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의 재고 지표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92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31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또 휘발유 재고는 224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112만 배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3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17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덜 증가한 데다, 최근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던 휘발유 재고도 감소하면서 안도감을 제공했다.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개선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인상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애플이 시장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보잉도 순익과 매출, 올해 실적 전망 등에서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4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큰 폭 상승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제재 이슈가 진정되고 나면 글로벌 경기 상황과 미·중 무역협상 등으로 시장 관심이 다시 옮겨갈 것으로 예상했다.

줄리어스 비어의 카스텐 멘케 연구원은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시설에 타격을 주는 내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큰 공급 충격 위험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시장으로 나오는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PVM 오일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와 이날 시작되는 미·중 무역협상이 또 하나의 위험요인"이라면서 "양국은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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