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보험회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신(新)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오는 5월 K-ICS 도입에 따른 보험사별 영향을 평가하는 계량영향평가(QIS)를 실시한다.

지난해 7월 K-ICS 초안(1.0)에 대한 QIS 실시에 이어 오는 5월 K-ICS 중안(2.0)에 대한 QIS를 진행한 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적용될 K-ICS 최종안을 올해 연말에 확정 짓겠다는 구상이다.

31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오는 4월 K-ICS 도입준비위원회에 K-ICS 2.0을 상정하기로 했다.

K-ICS는 자산과 부채를 기존의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전환해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는 새 건전성 감독회계기준이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K-ICS가 시행되면 보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모인 K-ICS 도입준비위원회는 K-ICS 2.0의 효과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K-ICS 2.0은 지난해 초 발표된 K-ICS 1.0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틀은 유사하지만, 국내 보험시장 요건을 고려해 기준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국내 54개 모든 보험사에 K-ICS 1.0에 대한 QIS를 시행한 이후 보험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1.0의 산출방식과 위험 수준 등을 수정·완화해 K-ICS 2.0 개발에 매진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보험사들에 K-ICS 2.0을 도입했을 때의 효과를 추정해보는 단계에 있다"며 "1.0에 비해 일부 기준에서 완화되거나 강화되는 부분이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국내 보험업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손실을 고려해 완화되는 내용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오는 5월 국내 보험회사에 K-ICS 2.0에 대한 QIS에 들어간다.

K-ICS 2.0은 K-ICS 1.0에 비해 기준이 다소 완화되는 만큼 이번 QIS에서는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도 다소 덜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K-ICS 1.0에 대한 QIS 당시, 대부분의 국내 보험사는 RBC 비율이 급락했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300% 이상의 RBC 비율을 지닌 삼성생명마저도 RBC 비율이 100%를 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보험업계의 우려가 확산하기도 했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RBC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통상 RBC 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 수준으로 파악해 자본확충을 유도한다.

K-ICS 최종안은 올해 12월쯤 발표된다. 다만 입법 과정에서 최종안의 내용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애초 2021년 시행될 예정이었던 K-ICS는 도입 시기가 1년 유예돼 2022년 본격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모든 보험사가 자본확충 증가 속도를 견딜 수 있도록 제도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K-ICS 도입으로 증가하는 요구자본을 2022년에 바로 늘리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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