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31일 시장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국내 채권시장이 미국 채권금리 하락을 반영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반작용과 외국인 매매 동향이 변수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했다.

연준은 통화 정책 성명을 통해 향후 인상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반면 '점진적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기존의 성명서 문구는 삭제했다.

연준은 또 대차대조표 축소도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수 있으며,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게 될 것이란 견해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잠잠하고 기준금리는 위원회가 추정한 중립 범위 내에 있다"며 "금리 인상 근거가 다소 약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올해 12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80.2%로 급등했고, 25bp 인상(1회) 가능성은 한 자릿수로 내려와 7.1%에 불과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연준의 완화적 입장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3.06bp 내린 2.6815%, 2년 만기 금리는 6.04bp 내린 2.5161%를 나타냈다.

A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예상대로 도비시한 FOMC였다"며 "단기 금리는 FOMC 영향에 하락하겠지만 장기금리는 최근 주가와 긴밀하게 연동한 모습이라 방향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완화적 입장에 주식이 오르고, 또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한다면 장기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대차대조표 축소를 바로 중단하겠다고 했으면 굉장히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을 텐데, 서프라이즈 수준은 아니었다"며 "올해 미국이 2회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불확실성 해소 수준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만기 미국 금리가 2.7% 이하로 내려왔는데 시장은 이미 충분히 강세를 반영했다"며 "국내도 10년 국채선물 가격이 하단에 오면서 강한 매수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신호를 준 것은 아닌 만큼 의미 있는 수준의 금리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국고채 3년이 1.8% 아래로 간다든지 의미 있는 수준까지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 종료의 시그널을 준 것은 아니라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금리를 인하한 다음 한국도 이를 따라가는 수순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도 "미국 선물시장을 보면 올해 연준의 금리동결 가능성이 더 커졌는데, 아직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결과 등 재료를 더 지켜보고자 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도 시장은 주가 상승에 의한 리스크온 분위기를 상쇄할 정도로 연준이 비둘기 색채를 강하게 드러냈다"며 "국내 금리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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