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벽한 '비둘기' 성향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기조가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한 것이란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30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향후 인상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반면 '점진적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기존의 성명서 문구는 삭제했다.

연준은 또 대차대조표 축소도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수 있으며,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자산은 보유하게 될 것이란 견해도 밝혔다.

제롬 파월 의장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작아졌다는 견해를 표했다.

연준이 비둘기파적 입장을 한층 명확히 드러내면서 지난 밤 뉴욕증시는 급등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4.90포인트(1.77%) 뛴 25,014.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05포인트(1.55%)오른 2,681.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79포인트(2.20%) 급등한 7,183.08에 장을 마감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는 예상보다 비둘기적인 색채가 짙었다"며 '시장 예상대로 만장일치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뿐 아니라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1월 FOMC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경기와 물가에 대한 전망을 한단계 낮추면서 전반적으로 향후 금리인상 기조는 약화할 것임을 공식화했다"며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은 약해졌다'고 말함으로써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파월 의장은 시장이 무엇을 예상하든 무조건 그것보다 '약간 더 비둘기적'이어야 했다"며 "FOMC 결과에 증시가 환호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주목할 것은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내용과 자산축소 조기 종료 가능성이 언급된 부분이다"며 "주식시장에는 꽤 의미가 있는 것으로, 작년이 '자산축소+금리인상' 조합이었다면 이젠 이런 비보는 끝날 것이란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연준의 정책이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 영향력은 종종 평가절하되고는 한다"며 "하지만, 연준 정책은 유동성을 움직이는 것으로, 외국인의 유입도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FOMC에서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확인해준 것으로 평가했다. 파월 의장이 진행한 역대 기자회견 중 가장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나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의 랠리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노동길 연구원은 "미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될 전망으로, 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반영된 6월 금리인상 확률은 11%에서 6%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고, 이에 연초 이후 진행된 위험자산 선호는 계속될 수 있을 전망이다"며 "미중 무역협상만 무사히 넘어간다면 투자자들 마음에 생긴 생채기는 많이 아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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