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이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행사 결정을 내린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는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행사 발언과 한진그룹에 대한 국민의 여론 등을 고려했을 때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행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금위는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주주권행사 여부 및 행사 범위를 정한다.

기금위는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로, 수탁위 등의 의견을 바탕으로 의결권 행사 최종 결정을 내린다.

수탁위는 23일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권행사를 논의했는데, 대한항공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와 관련해서는 위원 9명 중 7명이 반대하고 2명이 찬성했으며, 한진칼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9명 중 4명이 찬성하고 5명이 반대해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찬성 의견을 낸 위원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근거를 들었고, 반대 의견을 낸 위원들은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금위가 무조건 수탁위의 의견을 따를 필요는 없으나 의사결정을 뒤집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공정경제 추진전략 회의에서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 위법, 탈법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발언하면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기금위는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부 인사 5명, 외부 추천 인사 14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되며,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하는 등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하는 위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지분과 한진칼 지분을 각각 11.56%, 7.34%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요주주로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과 일탈 행위를 막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금위가 적극적 주주권행사에 찬성하면 국민연금이 이사해임, 사외이사선임, 정관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 경영 참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조양호 회장이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 대한 이사해임 제안, 사외이사 추천,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의 손실을 입힌 사람의 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변경 제안 등도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수탁위 의견 등을 기금위에서 보고받고 기금위에서 대한항공 적극적 주주권행사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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