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윤교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현장소통에 나선다.

공공기관 지정 논란, 임원 인사, 조직축소 등으로 어수선해진 조직 내부를 다독이는 한편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금융권 관계자들과 만남을 잇달아 추진하는 등 금감원 안팎을 모두 챙긴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권 수장, 준법감시인, 사외이사들과의 간담회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금융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다음 달부터 금융권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 중"이라며 "설 연휴 이후부터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말했다.

윤 원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증권·은행·보험 등 금융업권별 CEO 등과 한 차례씩 간담회를 가진 적이 있지만, 금융회사 준법감시인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만남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원장은 지난해 10월 '금융기관 내부통제 제도 혁신방안'을 통해 준법감시인을 임원으로 선임해야 하는 금융기관 범위를 확대할 것을 권고하는 등 준법감시인의 위상과 역량 제고를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과 처음으로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이를 다음 업권으로 확대해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 원장은 금융회사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올해 금감원의 감독 방향과 중점 과제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한편, 금융사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제도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힐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만남의 자리도 계획 중이다.

임원 인사 파행과 공공기관 지정 논란 등으로 어수선했던 조직 내부를 다잡고 인사 적체 등 금감원의 고질적인 내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해보자는 취지다.

금감원은 퇴직 후 3년간 민간 금융회사로의 재취업이 제한되고 명예퇴직 제도가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인사 적체가 심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연차 직원들은 조직을 나갈 수 없으니 대부분 정년을 채우고 저연차 직원들은 선배가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가까스로 승진의 기회를 얻는다.

게다가 최근 금감원은 현재 43% 수준인 3급 이상 직원의 비율을 5년 내 35%로 줄이기로 하면서 3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4급 직원들이 대폭 늘어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윤 원장은 직원 의견 수렴 방법으로 직군별 원장과의 오찬이나 기수 대표와의 만남, 내부 게시판 이용,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

또 이르면 다음 달 말께 미뤄왔던 기자간담회도 실시할 예정이다.

윤 원장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와의 갈등설이 증폭되자 송년 기자간담회를 이틀 앞두고 돌연 취소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여러 가지로 어수선했던 일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현장소통을 강화해 내외부를 모두 챙기려는 의지로 보인다"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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