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한국은행이 현금카드 기반의 직불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데 대해 은행권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은행권 공동으로 현금 입·출금, 간편결제가 가능한 현금카드의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물건 구매 후 소비자가 받는 잔돈을 적립하는 기능 등도 추가될 예정이다.

CD나 ATM기기에서의 입·출금 서비스를 모바일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미비한 데다 현금카드의 이용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해당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현금카드의 일평균 이용건수는 2013년 700건에서 2018년 2만 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서비스 도입을 통해 지급서비스 시장에서 현금카드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에 대해 탁상공론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에서 발급하는 현금카드의 비율은 오히려 갈수록 줄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만 살펴보더라도 현금카드 발급건수는 일제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 은행들의 현금카드 발급건수는 2016년 약 34만 건에서 2018년 약 25만건으로 26% 하락했다.

또 신용카드 인프라를 이용해 가맹점 수를 확보한 체크카드가 이미 대안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체크카드는 2017년 기준 직불형 카드 이용실적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간편결제 기능의 경우에도 대다수의 은행들이 제로페이에 참여하고 있어 새롭지 않다는 의견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비슷한 것들이 너무 많다는 입장"이라며 "제로페이도 일종의 역마진으로 비용이 크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직불서비스의 경우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일단 지켜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체크카드의 경우 신용카드 인프라를 이용하고 있어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저비용 구조의 현금카드 이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현금카드를 표준화함으로써 한 은행 고객들이 타 은행의 가맹점에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보완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11월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에서 16개 은행 전원 찬성으로 의결이 된 사안"이라며 "다만 각 은행들마다 도입할 수 있는 상황이 다르고, 정부에서 추진하는 제로페이와도 간섭 현상을 줄이기 위해 당분간 신중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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