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게 되면 한화그룹과 GS그룹을 제치고 재계 7위의 그룹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1일 기준으로 발표한 '201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자산총액(공정자산)은 56조1천억원으로 10위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재계 순위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인수 대상인 대우조선의 자산총액은 12조2천억원으로 재계 23위에 해당한다.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두게 되면 단순 합산으로 현대중공업의 자산총액은 68조3천억원으로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는 GS그룹(65조원)과 한화그룹(61조3천억원), 농협(58조1천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이 GS를 제치고 포스코(79조7천억원, 6위) 다음인 재계 7위에 오르게 된다.

과거 조선업황 호조에 힘입어 재계 7위까지 오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로 그 자리를 탈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품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다.

우선 각국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주요 조선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서 이를 쉽게 내줄지 법조계 안팎에서는 판단이 엇갈린다.

대형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어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특히 중국 경쟁당국에서 쉽게 기업결합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아직 법률자문사가 없는 것으로 아는 데 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주잔량 기준으로 중국 조선사는 10위권에 양즈장조선, 코스코(COSCO),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 등 3곳이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에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 시너지가 나타난다면 중국 조선업계도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노조도 변수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이번 거래를 '밀실 협상'으로 규정하며 일방적인 강행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날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ㆍ합병(M&A)을 위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 지주회사를 세우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구조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조선 지주회사의 1대 주주, 산업은행이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후 최대 2조5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도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그룹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주인은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나설 가능성은 매우 작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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