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외국인 투자자의 미 국채 수요가 꾸준히 줄었지만,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재앙이 되지는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미 국채 비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약 55%를 정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40%를 밑돌았다.

2000년대 외국인이 미 국채를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미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금융위기와 관련한 비용 증가, 감세 영향으로 재정 흑자에서 기록적인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의 최대 외국인 채권자인 중국은 2011년 14%의 미 국채를 소유했지만, 현재는 7%를 약간 넘는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로 외국인이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면 미 국채수익률은 뛰어오를 수 있다. 이는 다시 모기지나 기업대출 등과 같은 경제 전반의 다른 부채 비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경고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누벤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 투자 책임자는 "과거의 공포는 과장됐다"며 "국내 투자자가 미 국채를 계속해서 더 매입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런 추세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정부를 운영하는 데 드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금을 받고 국채를 판다. 1조5천억 달러의 감세와 지난 2년간 3천억 달러가량의 정부 지출 증가로 적자가 급증했고, 지난해 정부는 차입을 늘렸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국채 포트폴리오와 모기지 채권을 줄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 국채 입찰 규모가 늘어났다.

연준은 위기 이후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국채 등을 사들였는데, 지금은 더 많은 국채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팔아야 할 상황이다.

미 재무부는 국채 입찰 규모를 2조300억 달러에서 지난해 2조3천600억 달러로, 3천350억 달러 늘렸다. 외국인은 이 가운데 단지 130억 달러가량만 매수해 증가분 일부분만 소화했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금리 전략가는 "중국의 달러 보유가 2014년 이후 감소해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며 "미 달러가 상승했을 때 하락에 대비한 헤지 비용이 늘어 달러 자산을 보유할 때 더 많은 돈이 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국채 전략가는 "이런 변화로 인해 국채수익률이 하늘로 치솟을 것이라는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며 "특정 투자자들이 물러났지만, 다른 투자자들이 기꺼이 시장에 들어와 매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외국인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국채 보유액은 2017년 초 1조4천억 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조3천억 달러로 늘어났다. 중국이 보유한 1조1천억 달러 정도의 미 국채 규모는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와 공모펀드를 합친 것보다 적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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