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하는 가운데 소폭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을 앞둔 가운데 주요 국채의 입찰 부진 여파로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지표 호조에 따라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가 부각되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에 안도하면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전일 밤 실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서는 시장을 움직일 만한 특징적인 내용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국경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민주당과 갈등이 고조될 위험을 남겨뒀다.

무역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상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무역협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끝낼 것이라는 원론적 발언만 했다. 국정 연설에 앞서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 오찬 간담회에서는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다음 주 초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을 찾아 협상을 이어간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오는 3월 1일인 마감 시한까지 무역구조 문제가 합의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남은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1.5% 줄어든 493억1천만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1월 무역적자는 원유 수입 감소 등으로 축소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543억 달러보다 적었다.

노동부는 근무시간당 상품 생산량으로 측정되는 제조업 근로자 생산성이 4분기에 연율 1.3%(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에는 1.1% 증가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글로벌 경제 성장 속도가 지속해서 둔화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면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22포인트(0.08%) 하락한 25,390.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09포인트(0.22%) 내린 2,731.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80포인트(0.36%) 하락한 7,375.2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 내용과 주요 기업 실적,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주요 기업 실적은 엇갈렸다. GM은 중국 시장 실적 부진에도 미국 내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활력을 제공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스냅도 호실적에 주가가 깜짝 급등했다.

반면 제약 대기업 일라이 릴리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은 물론 올해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주요 게임 업체인 일렉트로닉 아츠의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블리자드 등 주요 게임 관련 기업의 동반 약세가 촉발된 점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이날 오전까지 S&P500 기업의 55%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68%가량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순익을 내놨다.

다만 올해 1분기 순익 증가율에 대한 시장 기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또 이날 저녁 진행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워싱턴DC에서 교사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 예정이다.

이날 종목별로는 스냅 주가가 22% 폭등했다. GM 주가는 1.6% 올랐다. 반면 일라이 릴리 주가는 1%가량 내렸고, 일렉트로닉 아츠는 13%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1.49% 내렸고, 에너지도 0.77%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는 0.24%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양호한 4분기 실적과 완화적인 연준 등 상승 재료가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앞으로는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 등으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찰스 슈왑의 제프리 클레인톱 수석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정말 중요한 것은 4분기 순익이 아니라 순익 가이던스(전망)"라면서 "올해 1, 2분기 순익 증가 기대가 제로(0)에 가까운 데, 지난해 9월 말에는 두 자릿수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점이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22% 하락한 15.3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와 같은 2.702%를 기록했다. 장 초반 2.673%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오른 3.037%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과 같은 2.52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8.0bp로 같았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소화한 미 국채시장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부진한 국채 입찰에 상승 폭을 반납했다.

이날 입찰을 통해 27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는 2.689%에 발행됐다. 응찰률은 2.35배, 낙찰률은 간접 59.5%, 직접 12.2%였다.

발행 규모에 부합하는 탄탄한 수요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관심은 비교적 저조했다. 주요 시장참여자들이 음력 설 연휴를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찰을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신규 국채 매수 여력을 만들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국채 입찰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입찰 결과가 국채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내일 다시 수익률에 대비해야 한다"며 "일부 예상과 달리 몇 분기 만에 처음으로 이번 분기에 입찰 규모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공급 부담에서 다소 안도했다"고 설명했다.

웰스파고 증권의 보리스 르자빈스키 선임 전략가는 "모든 이가 국채 순 공급이 또 늘어날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 초반에는 예상보다 약한 독일 제조업 수주 영향으로 미 국채 값은 상승했다. 유로존 경제가 둔화하자 글로벌 경제 우려가 다시 커졌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를 늘렸다.

80억 달러 규모의 이탈리아 국채 입찰에도 많은 수요가 들어왔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0.165%,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2.841%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멕시코 국경 일대에 장벽을 세울 것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해 큰 영향이 없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원론적인 발언만 했다.

BMO 캐피털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 때문에 무역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면서도 "수준 자체가 예상보다 낮은 것은 셧다운에 따른 지표 신뢰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연준의 랜들 퀄스 부의장과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들이 연준의 인내심을 강조하는 통화정책 전망과 관련된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1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고, 추가 금리 움직임을 결정하기 전에 글로벌 역풍에 미국 경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망하겠다고 밝혔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94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937엔보다 0.005엔(0.00%)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68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110달러보다 0.00428달러(0.38%)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9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5.46엔보다 0.48엔(0.38%)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4% 상승한 96.362를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연속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연설은 국경장벽 등 기존 방침을 되풀이해 시장을 움직일 만한 내용은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원론적인 발언에 그쳤다.

국정 연설을 소화한 달러는 특별한 재료 없이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 11월 무역적자가 시장 예상보다 대폭 줄어 지난해 3%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대를 키웠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생산성도 향상했다.

다만 달러는 엔에 대해서는 110엔대의 강한 저항을 받고 등락을 거듭했다.

인터마켓 스트래트지의 아담 버튼 외환 분석가는 "국정 연설은 대통령이 주요 의제를 제시하기 때문에 시장의 분수령이 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시장이 소화할 만한 내용을 남기지 않았다"며 "대신 이민과 같은 이미 알려진 이슈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버튼 분석가는 "중국과의 무역 관련해서도 새로운 것이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인프라 지출을 주장했는데, 이는 경제 성장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독일이 예상보다 부진한 12월 제조업 지표를 발표한 뒤 약세를 나타냈다. 최근 유로존 경제지표는 부진하다.

코메르츠방크의 뚜 란 니구엔 외환 전략가는 "시장이 점점 더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어떤 변화라도 고려하면 통화 움직임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 반 전만 해도 많은 중앙은행이 긴축을 얘기했다"며 "아주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아니지만, 금리 관점에서 확실히 긴축은 아닌 톤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은 호주달러 움직임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중립적인 통화정책 가이던스로 이동한 뒤 호주달러는 달러 대비 1.62% 하락했다. 최근 1년 동안 가장 큰 하루 하락률이다.

RBA가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지 하루 만에 가이던스에 변화를 줬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가 상향될 가능성과 하향될 가능성이 대등한 상태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간 RBA는 다음 금리 결정은 인상일 것이라고 말해왔으나, 경기 둔화 리스크 등을 고려해 결국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고수했던 긴축 성향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민 트랑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호주달러는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한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호주달러 급락은 비슷하게 움직이는 뉴질랜드달러와 캐나다달러에도 부담을 줘 달러 대비 모두 하락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5달러(0.7%) 상승한 54.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126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40만 배럴 증가에 부합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51만 배럴 증가에 그쳤고, 정제유 재고는 226만 배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2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19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 재고가 예상보다 덜 늘거나 더 큰 폭 감소하면서 미국 내 원유 수요가 탄탄하다는 안도감이 형성됐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재고지표가 기본적으로 유가 강세 재료였다"면서 "특히 정제유 재고가 유가 상승 기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고 진단했다.

WTI는 하지만 장 초반에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유럽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한 영향이다.

이번 주 들어 달러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점도 유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중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도 0.3%가량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한 불확실성도 지속하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규 장 마감 이후 리비아 정부군이 반군에 점령됐던 최대 유전 사라라 지역을 수복했다면서, 원유 생산 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사라라 유전은 하루평균 31만 배럴가량을 생산했던 곳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폐쇄되면서 유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WTI가 연초 가파르게 반등한 이후 현재는 재료들이 혼재된 상태라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향후 유가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흐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리터부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WTI가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여러 번 했지만, 이번 주 달러 강세로 인해 번번이 반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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