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내달 임기가 만료하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데 따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진행형이라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다음 달 초까지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이 행장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면, 하나은행은 임추위에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후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하나은행 안팎에서는 함 행장이 연임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2017년 2조1천35억 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거둬 하나-외환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냈고, 지난해에도 2조928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탁월한 경영실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순이익은 일회성 이익인 SK하이닉스 주식 매각 이익이 빠져 2017년보다 줄었지만,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친 핵심이익은 통합 이후 최대였다.

무엇보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사·급여·복지제도를 통합하는 데 성공하면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비로소 진정한 통합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법조계와 금융권에서는 함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달까지 1심 판결은 나오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KB국민은행의 전·현직 임직원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고, 이광구 전 우리행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채용비리와 관련한 법원의 엄벌 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행장과 달리 함 행장은 업무방해에 더해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도 받아 기소됐다.

다만, 함 행장 측은 채용 과정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함 행장은 최근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장기화하는 데 대한 부담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두 달에 한 번씩 채용비리 재판에 참석하면서 심신이 많이 지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함 행장이 자신의 심경을 내비치긴 했지만 행장직은 개인의 감정에 따라 내려놓고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하나금융·하나은행 사외이사들의 의견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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