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내수 둔화가 일본 상장기업의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중국 시장이 일본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이 가운데 70% 이상이 중국 역내 매출이다. 일본에서의 수출도 증가해 일본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미국에 대한 의존도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기준 일본 상장기업의 4~12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상장기업 실적 발표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실적 둔화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중국 경기둔화는 과거에도 경험했지만 사업 내용은 지난 20년간 크게 변화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PC와 복사기, TV, 카메라 등 최종제품을 조립해 일본 등에 수출했다.

경제산업성의 해외 현지법인 분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일본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 매출은 전체 해외 현지법인 매출의 7%에 못 미쳤으며, 판매처의 60% 이상은 일본이나 해외 시장이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이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현지법인의 규모도 확대, 중국 현지용 제품 생산이 늘어나게 됐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중국 브랜드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일본 부품업체의 공급처도 변화했다.

지난 2017년 기준 중국 현지법인 매출은 전체 해외 현지법인 매출의 21%까지 높아졌고 판매처의 73%는 중국 역내 지역이 차지했다.

일본 제조업의 2017년도 매출은 317조 엔으로 2000년도에 비해 37% 증가했다. 해당기간 일본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 매출은 28조 엔으로 무려 11배 늘어났다.

개별 기업을 봐도 변화는 뚜렷하다. 작년 4~12월 닛산자동차의 중국 판매 대수는 글로벌 전체 판매 대수 가운데 30%를 차지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비중은 두 배로 높아졌다.

일본 전자부품 대기업도 한때 선진국 영향을 쉽게 받았지만, 중국이 스마트폰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내수가 이들 기업의 실적을 좌우하게 됐다.

신문은 "중국의 경기침체가 길어지면 일본 기업의 실적 성장도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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