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DGB생명이 정통 '보험맨' 출신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1년 만에 복귀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은 지난 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민기식 전 푸르덴셜생명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민기식 대표의 임기는 2020년 12월 31일까지이다.

민 대표는 1988년 대한화재손해보험에 입사해 1991년 푸르덴셜생명으로 옮긴 후 미국 푸르덴셜 연금사업부와 PCA생명 마케팅총괄 전무, 푸르덴셜생명 마케팅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DGB금융그룹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후 2015년 1월 DGB생명을 출범했다.

당시 한화생명 출신인 오익환 사장을 대표로 영입해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오 전 사장은 교보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네덜란드 아혼(AEGON) 리스크담당 부사장, 미국 푸르덴셜 MD, 한화생명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를 지낸 바 있다.

DGB생명은 출범 첫해에 1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순항했다. 그러나 2016년 149억원, 2017년 126억원 등 당기순이익 감소세를 겪었다

이에 DGB금융은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구은행 부행장보를 지낸 김경환 대표를 DGB생명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러나 DGB생명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99억원보다 78.8% 급감했다.

같은 기간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179.28%로 5.19%포인트 낮아졌다.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이 모두 나빠진 것이다.

이에 보험전문가 CEO 체제로 다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신한생명의 경우 정통 보험맨 CEO 체제를 통해 체질개선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신한생명은 이전까지 신한은행 출신이 대표를 맡아 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2016년 보험전문가인 이병찬 사장을 선임했다.

이병찬 사장은 사업비 부담이 큰 저축성보험 대신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익을 가져오는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작년 상반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비중은 97.7%까지 확대됐다.

이에 신한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천2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6%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민기식 DGB생명 신임 대표는 자산과 전략, 상품, 영업 등 보험업 전반을 두루 알고 있다"며 "IFRS17과 K-ICS 도입을 앞두고 DGB생명이 수익성과 건전성 강화를 위해 보험전문가를 CEO로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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