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예대율 산정에 유리한 중소기업 대출 유치를 위해 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은행권 예대마진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2.05%로 전월대비 9bp, 대출금리는 연 3.72%로 전월 대비 6bp 상승했다.
저축성수신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은 1.67%포인트(p)로 전월 대비 3bp 하락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마진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6월 1.78%p였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마진은 7월 1.85%p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8월 1.82%p, 9월 1.77%p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1.71%p, 11월 1.70%p로 내려섰다.
은행권 예대마진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은행들이 내년 1월 강화되는 예대율 규제에 대비해 저축성예금조달 경쟁에 나선 영향이 크다.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2.05%로 6개월 전보다 0.18%p 올랐다.
같은 기간 대출금리가 0.07%p 상승한 것에 비해 저축성수신금리의 상승 폭이 컸다.
예대율 규제는 은행의 예금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는 규정으로, 은행들이 조달한 예수금을 초과해 대출을 취급하는 것을 막는 지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예대율 규제를 강화해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BIS 비율을 따질 때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15%로 올리고 기업대출은 15%로 내리겠다고 지난해 5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예수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또 기업대출 가중치가 낮아지는 데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도 보고 있다.
금융위가 개인사업자(소호·SOHO) 대출을 기업대출 범위에서 빼기로 한 데 따라, 은행들은 중소기업 법인 대출을 늘리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또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면서 예대마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도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3.87%로 전월 대비 3bp 상승한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12월에는 3.98%로 11bp나 상승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가계 일반대출 비중이 늘고 부실자산이 감소했지만 예대율 규제 강화가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근 시장금리와 월별 예대마진 동향을 고려할 때 지난해 4분기 주요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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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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