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평균 10명 정도에 그쳤다.

전체 육아휴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신한은행의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10명 내외로 약 1천 명에 해당하는 전체 육아휴직자 수의 1%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육아휴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가정 양립지표에서 2017년 기준으로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13.4%까지 올라간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육아휴직 기간도 남성 육아휴직자가 비교적 짧다는 것이 은행권의 입장이다.

여성 직원들은 출산 휴가를 포함해 2년간 육아휴직을 대체로 사용하고 있지만 남성 직원의 경우 은행마다 짧으면 1개월, 길어도 1년 정도로 차이가 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성 직원들의 육아휴직은 내부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반면 남성 직원들에 대해서는 왜 쓰냐는 식의 보수적 분위기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육아 휴직을 사용할 경우 승진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은행 점포마다 인력이 부족한 구조가 이같은 상황을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점포마다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육아휴직자가 늘어나면 현장에 남은 직원들의 노동 강도가 세질 수 있어서다.

또 육아휴직자를 대체하기 위한 신규 인력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는 부담이 된다는 점도 문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적극 대응은 아직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남성 직원들이 피치못할 상황이 아니면 육아휴직을 쓰기가 어려운 문화인 것은 인식하고 있다"면서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극소수인만큼 일단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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