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한국금융지주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대규모 평가손실 등 자회사의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영향으로 평가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천224억원, 당기순이익 5천295억원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9% 줄었으나 당기순이익은 3.8% 증가했다.

연간 실적과 달리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작년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9억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시장 컨센서스 900억원대에도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였다.

한국투자증권을 뺀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고스란히 지주사 숫자로 반영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4분기 국내외 주요증시 급락에 따른 보유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을 약 400억원 인식했다. 지주 산하 헤지펀드인 키아라(KIARA)II 캐피탈은 중국 인프라법인 전환사채를 전액 상각하면서 835억원의 손실을 적용했다.

한국금융지주의 4분기 실적 쇼크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회사의 일회성 요인 반영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심형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가 4분기 자회사 손실로 큰 폭의 실적 훼손이 있었지만, 일회성 요인이라고 판단한다"며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안정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한투저축은행과 한투캐피탈을 주축으로 매년 안정적으로 더해지는 순이익 등을 고려해 올해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을 6천50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8천원에서 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회사의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 발생이 한국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성을 조금씩 깎아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금융지주는 다각화된 자회사 사업모델을 통해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어닝파워를 구축해왔다"며 "하지만, 작년 4분기와 같은 예상치 못한 손실 발생은 이익 가시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특히 키아라의 단일 투자에서의 대규모 손실은 해외투자라는 불확실성을 감안해도 기존에 투자된 다양한 자산군의 추가 부실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각화된 자회사를 기반으로 이익 안정성을 확보해왔다는 점이 한국금융지주의 가장 큰 투자포인트였다"며 "하지만, IFRS9이 적용되면서 자회사 파트너스의 평가손익이 실적에 연동돼 이익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명백한 투자포인트 소멸 요인이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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