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외환당국의 선물환 매수(롱) 포지션이 6년여 만에 300억 달러를 밑돌았다.

시장 개입을 가급적 줄이면서 외환(FX) 스와프 시장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개입을 줄이고 외환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미국 등의 요구를 당국이 수용한 결과로도 설명했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선물환 롱 포지션 잔액은 297억 달러였다.

전월보다 5억 달러 소폭 감소한 수준으로, 2012년 10월 262억7천만 달러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적다.

외환 당국은 작년에만 155억5천만 달러를 줄였다.

FX 스와프 포인트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만기가 도래한 선물환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상환하고 있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해외 투자 목적 환 헤지 수요가 늘어나는 수급 불일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국 개입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 중심의 금융당국이 1년 이하에 집중된 환 헤지 만기를 분산하기 위해 통화스와프(CRS) 시장 활용을 늘리라는 취지의 대책을 내놓은 것도, 전체적인 방향에서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계열로 살피면 외환당국의 선물환 롱 포지션은 2014년 8월 638억 달러를 정점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달러-원 환율과 당국의 선물환 포지션은 역의 상관관계로 유사하게 움직였다.

달러-원이 내리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한 뒤, 이를 FX 스와프 시장에 공급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부터는 당국 선물환 포지션이 꾸준히 줄기 시작했다.

2017년 4분기 달러-원이 1,150원 선에서 1,070원대로 수직낙하할 때 선물환 포지션이 다소 늘었으나, 지난해에는 해당 포지션을 빠르게 정리됐다.

IMF 경제 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당국은 외환 보유액을 의도적으로 확충했고 수출 활성화를 위해 고환율 정책을 쓰기도 했지만, 2015년부터는 상황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미국이 2016년부터 무역촉진법에 따른 환율보고서를 냈는데, 이에 앞서 당국 스탠스가 바뀌지 않았나 한다"며 "지난해 1분기에는 정부가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년 동안 외환 당국은 1개월 이하 FX 스와프 포지션을 11억 달러가량 늘렸고, 3개월∼1년 이하 포지션을 116억5천만 달러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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