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설 연휴를 지나면서 주택 분양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한다. 봄 이사철까지 전국에서 기록적인 물량이 대기 중이지만, 주택매수 심리가 가라앉는 터라 입지별 차별화가 주목된다.

8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설 이후 3월까지 분양시장에서 총 5만506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에서 60개 단지가 새 주인을 기다린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분양물량이 2만8천여 가구를 나타냈다. 전년보다 80% 많다.





주택시장이 호황기였던 지난 2015년 이후 전년까지 봄 분양시장 물량은 최대 4만1천586가구를 넘지 않았다. 유례없는 청약이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새해를 앞두고 주택시장 매수심리가 약해져 분양물량에 대한 걱정이 뒤따른다.

국토연구원의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작년 말에 97.2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 122.0을 정점으로 내림세다. 기준치인 100을 밑돌아 주택매수를 보류하는 수요자들이 더 많아졌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0.39% 하락해 심리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전국에서 올해 현재까지 아파트 가격이 오른 지역은 대전광역시(0.20%)와 광주광역시(0.13%)에 불과하다.

아파트 분양도 지역·입지별로 차별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올해 3월까지 지역별 분양은 경기도가 17개 단지 1만9천597가구로 가장 많다. 뒤이어 ▲인천 9개 단지 7천13가구 ▲서울 9개 단지 5천73가구 ▲부산 6개 단지 3천367가구 ▲강원 3개 단지 3천305가구 ▲충남 2개 단지 3천178가구 순이다.

수도권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해 물량 압박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다. 지역을 세분화하면 수도권에서는 ▲경기 수원시가 2개 단지 7천322가구 ▲인천 서구 6개 단지 5천790가구 ▲경기도 하남시 3개 단지 2천430가구 등으로 공급이 많다.

내 집 마련을 기다린 실수요자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지역별 주택경기 양극화와 3기 신도시 등 추가 주택 공급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9·13 대책 이후 분양시장 동향을 살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9·13대책 이후 1순위 청약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을 살펴보면 대구가 28만2천151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도가 15만2천322명, 광주 6만4천683명, 서울 6만2천917명, 인천 6만338명 등으로 관심이 높았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지난해 9·13대책을 비롯한 정부의 연이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3기 신도시 발표,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기지역으로만 몰리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지난 9·13대책 이후 인기를 끌었던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택경기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청약규제에도 불구하고 청약 성적이 좋았던 지역들이라면 불황에도 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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