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호황에 세계 잉여금 13조2천억…4년 연속 흑자

불용 8조6천억으로 전년보다 1조5천억 더 늘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지난해 세금이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무려 25조원 넘게 더 걷혔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돼 법인세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면서 양도소득세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수호황에 결산상 잉여금에서 차년도 이월금을 제외한 세계(歲計) 잉여금은 13조2천억 원으로 집계돼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가 세수 전망을 지나치게 과소 추정하고,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기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긴축 정책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8일 2018 회계연도의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지난해 정부의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과 총세출은 각각 385조원과 364조5천억 원으로 차액인 결산상 잉여금은 16조5천억 원에 달했다.

2017년 결산상 잉여금 가운데 2018년도로 이월된 3조3천억 원을 제외한 세계 잉여금은 13조2천억 원이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적자였던 세계 잉여금은 2015년부터 흑자로 돌아서 작년까지 4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세계 잉여금은 2015년 2조8천억 원에서 2016년 8조원으로 급증했고, 2017년에는 11조3천억 원으로 10조 원대를 넘어섰다. 작년에는 이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난 13조2천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세계 잉여금이 급증한 것은 세수호황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작년 국세 수입은 293조6천억 원으로 정부의 지난해 세입예산 268조1천억 원보다 무려 25조4천억 원(9.5%) 많았다.

정부의 예측보다 큰 폭으로 세금이 더 걷힌 셈이다. 2017년 국세 수입 실적과 견줘서는 무려 28조2천억 원이 증가했다.

이같이 세금이 더 걷힌 데는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 법인세는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기업의 영업실적이 증가한 영향으로 7조9천억 원이 더 늘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 규제가 시행되는 것을 고려해 집을 팔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7조7천억 원이 더 늘었다.

명목임금 상승과 상용근로자 수 증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효과 등이 겹쳐 근로소득세가 2조3천억 원 늘어난 것을 포함하면 지난해 소득세 증가 규모는 11조6천억 원에 이른다.

또 주식시장 호조로 주식 거래대금이 늘면서 증권거래세는 2조2천억 원 증가했다.

이에 반해 유류세 한시 인하 효과로 교통·에너지·환경세가 1조1천억 원 감소하고, 환율 하락으로 관세가 6천억 원 줄었다.

대규모 세계잉여금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 출연, 채무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추가경정예산 편성 재원으로 쓰거나 세입 이입 등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한편, 지난해 예산 가운데 쓰지 않고 남은 돈인 불용은 세출예산현액(376조5천억원) 기준으로 8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의 7조1천억 원보다 더 늘었고, 세출예산현액 대비 불용액을 나타내는 불용률은 2.3%로 전년의 2.0%보다 0.3%포인트(p) 높아졌다.

불용률은 2017년에 2.0%를 기록하면서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확장적 재정정책에 기반을 둬 추경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재정 집행의 효율화를 기함으로써 불용을 최소화하겠다던 정부의 공언이 무색하게 된 결과다.

정부는 세입·세출 실적을 토대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결산검사를 받은 뒤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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