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브느아 꾀레 집행 이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대해 하방 리스크가 더 강해졌다며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전망이 예상보다 악화한다면 ECB는 즉각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꾀레 이사는 7일(현지시각)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단계에선 유로존 경제가 장기적이고 심각한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꾀레 이사는 "우리는 투명하게 의견을 밝힐 의무가 있고 경제를 있는 그대로 보고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며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는 우리 앞에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밝힌 것이고 그 위험은 하방을 가리키고 있다는 게 우리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둔화 자체는 놀라운 게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2017~2018년 세계 경제는 무역과 미국의 인위적인 재정 부양으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이는 애초에 지속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꾀레 이사는 "우리가 지금 눈여겨보는 것은 당초 전망보다 더 광범위하고 오래가는 경기둔화의 가능성"이라며 "신흥경제, 특히 중국의 경기둔화와 무역 전쟁,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처럼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에도 ECB는 왜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꾀레 이사는 현 단계에선 구두로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ECB의 소통은 그 자체로 통화완화를 유도한다"며 "커뮤니케이션은 그 자체로 통화정책 수단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앞서 1월 ECB가 경기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뉘앙스를 더하자 유로존 시장은 국채 수익률 곡선을 12월 때보다 더욱 평탄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또한 내년 1월 ECB가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봤던 시장 참가자들은 그 시기를 내년 5~6월로 재조정했다.

꾀레 이사는 "통화정책이 더 필요하다면 경제지표를 근거로 해야 할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꾀레 이사는 향후 위기 정도에 따라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서 기꺼이 새로운 부양책을 기꺼이 고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단을 잘 갖추고 있다"며 "그럼에도 새로운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면 효율적인 정책 수단을 새롭게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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