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올해 IPTV(인터넷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J헬로 인수를 기정사실로 한 LG유플러스가 먼저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합산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조만간 확정하고 올해 유료방송 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단숨에 유료방송 업계 2위로 올라선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데는 합산규제 이슈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LG유플러스는 가입자 365만명(11.41%), CJ헬로는 가입자 416만명으로(13.02%) 합쳤을 경우에도 24.43%에 불과하다.

합산규제는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33.33%로 제한한 법이다. 지난 2015년에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고 작년 6월 일몰됐다.

국회에서는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를 이번달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이렇다 보니 유료방송에서 덩치를 키우고 싶어하는 KT와 SK텔레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런 합산규제에 가장 민감한 기업은 KT다. 이미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와 합쳐 30.86%를 점유하고 있는 KT로서는 다른 유료방송을 인수할 경우 합산규제의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며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SK브로드밴드(13.97%)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6.45%의 점유율을 보이는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에는 점유율이 20%에 남짓에 불과하다. 합산규제만 따져봤을 때는 상대적으로 SK브로드밴드의 인수 가능성이 KT보다 유력하다.

딜라이브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던 KT가 합산규제 이슈 부각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딜라이브는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합산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모펀드의 입장에서는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신속한 매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딜라이브는 "만약 합산규제 도입으로 M&A 논의가 지연되면 7월말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문제가 3년 전과 달리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시장의 자율적인 재편과 기업의 경쟁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딜라이브의 매각가격도 최소 1조원에서 1조5천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가 유료방송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합산규제와 함께 1조원 이상의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