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해 혹독한 시기를 겪었던 신흥시장 통화가 올해 들어 대부분 강세를 보였지만 랠리를 이어가려면 무역 전쟁 종료와 같은 땔감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해 들어 지난 6주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와 브라질 헤알화, 러시아 루블화 등은 모두 달러화 대비 가치가 4% 넘게 뛰었다.

이 가운데 랜드화는 5.20% 상승했으며 태국 바트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2.9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의 MSCI 신흥시장 통화지수도 올해 들어 현재까지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가격 변동과 통화 보유에 따른 금리 이득까지 포함해 산출한다.

신문은 "신흥시장 통화가 이처럼 뛴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했다는 인식에 더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더 이어지려면 무역협상이 타결돼야 하지만 협상 마감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상 마감일인 오는 3월 1일 이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겠다고 밝힌 후 이날 신흥시장 통화는 일제히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신흥시장 통화가치는 급격히 하락 반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NZ의 쿤 고 아시아 분석 총괄은 "시장은 연준이 완화적으로 선회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왔다"며 "앞으로는 이들 이벤트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신흥시장 통화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투자심리가 악화하면 일본 엔화를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글로벌 경기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신흥시장 통화에 하락 압력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화 대비 16개 통화 바스켓의 가치를 산출한 월스트리트저널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계속 보합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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