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유럽계 투자은행들이 인재영입에 점점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CNBC방송이 8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고 미국 은행들과 경쟁이 심해진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계 은행의 한 고위임원은 CNBC를 통해 "악순환이 아닌가요, 그러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알맞은 인재를 고용하길 원하지만, 인력에 대한 승인을 받지 못하고 결국 승인을 받더라도 연봉을 맞춰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연봉은 다른 업계보다 일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계 은행의 트레이딩 부서의 주니어급 애널리스트의 기본 연봉은 5만~6만달러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수당이나 보너스가 더해지지만 대부분 주식의 형태로 받게 된다.

반면 미국 은행들은 현금 보너스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주니어급 애널 연봉은 8만~10만달러 수준에 이른다. 직위가 높아질수록 연봉의 격차는 커진다.

유럽 은행들은 지난 2014년 초부터 시행된 범유럽연합(EU) 차원의 보너스 한도 규제를 지켜야 한다.

이 규제에 따르면 선임 매니저와 다른 '실질적 위험을 감수하는 직책'의 보너스 한도는 고정 연봉의 100%를 넘어서는 안 되며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200%까지 줄 수 있다.

이같은 규제로 임원진의 고액 보수에 대한 비판은 가라앉았지만, 은행들은 보너스 제한을 피하는 방법으로 기본 연봉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영란은행(BOE)은 보고서를 통해 "보수 규제로 인해 나타난 것은, 특히 EU에 보너스 한도가 도입된 이후 전체 보수의 비중에서 고정보수가 늘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보너스 한도는 임직원의 사기 뿐만 아니라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계 대형 은행들은 경영진 영입도 쉽지 않다. 미국 은행들의 보너스와 고정 연봉이 더 높기 때문이다.

유럽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저조한 수익과 대규모 벌금, 초저금리 정책,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행들 특히 JP모건과 씨티 같은 대형은행들은 경제적 역풍에도 리테일 사업부에도 견조한 수익을 냈다.

한 채용 컨설턴트는 CNBC를 통해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은 트레이딩부서와 같은 프런트 오피스의 경영진이 대규모 보너스를 받고 있다면서 유럽계 은행들과 비교하면 30~40% 많은 보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행들은 또 100% 현금 보너스를 주는 미국과 달리 현금과 주식을 혼합한 형태로 보너스를 준다. 또 현금 보너스는 비용 절감과 퇴사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이연되거나 장기간에 걸쳐 지급되는 경향이 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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