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무역협상 우려 속에서 미 국채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무역협상 관련 우려에도 리비아의 생산 차질 소식 등으로 소폭 올라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협상 마감 기한인 3월 1일 이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당초 양국은 이달 말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한다는 계획이었다.

협상 마감 기한 내에 타결이 사실상 어려워진 데다, 양측이 무역구조 문제 관련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이 아직 협상 초안(드래프트)도 교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선통신망에 중국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명령을 다음 주에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또 미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여부를 담은 보고서를 오는 17일까지 낼 것으로 예상돼 EU 자동차에 대한 관세 문제가 조만간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백악관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오는 14∼15일 중국에서 열리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고위급 협상에 앞서 오는 11일에는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이끄는 차관급 협상이 시작된다.

이날은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해 3%의 성장 이후 경제 성장세가 더 지속 가능한 쪽으로 다시 완만해지고 있다"며 "경제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도 더 장기적으로 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날 러시아 신용등급을 'Ba1'에서 'Baa3'로 상향 조정했고, 안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20포인트(0.25%) 하락한 25,106.3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3포인트(0.07%) 상승한 2,707.8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85포인트(0.14%) 오른 7,298.2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17% 올랐다. S&P500 지수는 0.05% 상승했고, 나스닥은 0.47%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장중 새로운 악재가 제기되지는 않았지만, 무역정책을 둘러싼 양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나 낮춘 1.3%로 제시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 부담도 팽배하다.

기업 실적도 증시에 활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기는 하지만, 올해 1분기 등 향후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팩트셋이 이날 집계한 바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증가율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마이너스(-) 1.9%로 떨어졌다. 지난 1일 집계치 0.9% 감소에서 더 악화했다.

올해 1분기 기업 순익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4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되면서 빠르게 떨어지는 중이다. 지난 1월 11일 집계 당시에는 올해 1분기 순익이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골드만삭스가 반도체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 전망을 해 반도체주 주가가 부진했던 점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반도체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 반도체 ETF(SMH)'는 장 초반 1% 이상 하락했던 데서 장 후반에는 다소 반등해 0.3% 하락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장 막판 낙폭을 빠르게 줄였다. S&P500과 나스닥은 막판 반등으로 소폭 오른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0.72% 하락해 가장 부진했고 금융주도 0.55% 떨어졌다. 반면 기술주는 0.49% 올랐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무역 전쟁 관련 공포가 다시 시장으로 돌아왔다"면서 "시장이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무역협상 관련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더 방어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인하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97% 하락한 5.7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0bp 하락한 2.632%를 기록했다. 이번 주 5.8bp 떨어졌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8bp 내린 2.975%를 나타냈다. 이번 주 5.5bp 낮아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7bp 떨어진 2.463%에 거래됐다. 주간 하락 폭은 4.5bp로 확대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7.2bp에서 이날 16.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낙관론이 우세하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분위기가 긴장 상태로 급변해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영향으로 주식시장과 이머징마켓은 올해 초부터 강한 반등세를 보였지만, 전일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협상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꽤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월 1일 협상 기한 전 만남은 불발됐다.

협상 불발과는 별개로 미국이 기존에 위협했던 대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선통신에 중국산 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합의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와 긴장은 고조됐다.

무역협상 타결 기대가 줄어든 가운데 글로벌 경제 성장 우려도 커지며 최근 활발했던 위험자산 선호가 한발 뒤로 물러났다.

영국과 유로존은 이번 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독일 국채 등과 같은 안전 피난처로 이동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R.W.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국채, 기관 트레이딩 대표는 "무역협상 관련 소식이 위험 선호 거래의 방향을 바꿔놨다"고 말했다.

트웬티포 에셋 매니지먼트의 개리 킬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월에 봤던 투자자들의 활력이 이번 주 더 눈에 띄게 경계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 다소 혼재된 기업 실적 등과 함께 지정학적 우려가 다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VB 에셋 매니지먼트의 조스 세빌리아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 전반에 위험회피가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많은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도 더해져 미국 국채의 매력은 더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우려가 커질수록 연준이 쉽게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기대에 힘이 실릴 수 있다"며 "유럽과 중국의 성장 둔화는 연준이 이미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에 곧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보다 경제 성장은 완만해질 수 있지만, 더 지속가능한 속도"라고 말했다.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가 약간 제약적이었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격에 반영한 올해 금리 동결 가능성은 75%, 금리 인하 가능성은 25%로 나타났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79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848엔보다 0.053엔(0.05%)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22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425달러보다 0.00204달러(0.18%)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3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4.60엔보다 0.28엔(0.22%)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상승한 96.639를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계속 올라 주간 1.11% 상승했다.

지난달 18일로 끝난 주간 이후 처음으로 올랐으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강한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우려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투자자들은 관세 관련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월 1일 마감 기한 전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 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협상이 그때까지 체결되지 못하면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관세 인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손 수석 시장 분석가는 "성장률이 둔화하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향후 몇 주 내에 두 정상이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시장에 분명 반갑지 않은 일"이라며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또 다른 관세 보류를 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휴손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중국이 설 연휴에서 돌아올 때까지 관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근 며칠간 국채수익률이 하락한 점도 연속 상승한 달러에 부담을 줬다. 수익률이 낮아지면 수익을 추구하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달러의 매력은 떨어지게 된다.

TIAA 뱅크의 크리스 가프니 세계시장 대표는 "달러가 올해를 보내면서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유럽 경제성장률 하향 등 여러 이벤트 속에서도 중국의 설 연휴로 이번 주 시장의 변동성은 제한됐다.

상승세를 타진하던 유로화는 다시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약한 지표 등 유로를 둘러싼 각종 악재에도 유로화를 공격적으로 파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데 주목했다.

유로-달러는 저점을 낮춰 2주래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1.13달러대를 지키고 있다. 1.13달러대를 떠받치는 대규모 매수 주문이 있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룽스 외환 전략가는 "유로-달러를 사는 미스터리한 매수자가 누군지 모두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1.1280달러 근처에서 10억 달러가량을 쌓아놓은 대규모 외환 옵션을 그 주체로 지목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은행들이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1.12~1.16달러로 설정한 옵션 구조 때문에 유로가 타이트한 범위에 머물고 있다고 추측했다.

실제 유로의 내재 변동성은 4 이하로 떨어졌다.

소시에테 제네럴은 "중국 등이 설 연휴에서 돌아와 아시아시장이 최근 미국과 중국의 부정적인 무역협상에 반응할 텐데, 다음 주 월요일 위안화는 하락할 것"이라며 "위안화 하락으로 달러가 오르면 유로-달러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BS의 필립 위 외환 전략가는 유로가 올해 1.1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보다 유럽의 약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 때문이다.

캐나다 달러는 예상보다 좋은 1월 고용지표에 상승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파운드화는 소폭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8달러(0.2%) 반등한 52.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4.6%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리비아 등 산유국의 원유 생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달 내 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양국의 협상 마감기한인 오는 3월 1일 전에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양국이 아직 협상의 초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란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 무선통신망에 중국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는 등 무역긴장이 재차 고조될 위험이 커졌다.

미·중 무역갈등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하며 유가를 끌어 내리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전일 유럽연합(EU)이 유로존의 올해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가중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의 감산 협력에 대한 비관적인 소식도 나왔다.

러시아 석유 대기업 로즈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사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OPEC의 감산은 미국의 전략에 놀아나는 것이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이 나왔다.

그는 OPEC이 주도한 감산은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을 줄이는 등 러시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OPEC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도 나왔다.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NOC)의 무스타파 사날라 회장은 이날 최대 유전지역 사라라의 원유 생산 활동이 단기간에 재개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리비아국민군(LNA)이 리비아의 최대 유전지대인 사라라 지역을 다시 장악하면서 생산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제기된 바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하루평균 31만 배럴가량이 생산됐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한편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지난주보다 7개 늘어난 854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간 낙폭이 컸던 데다, 재료들도 뒤섞이면서 유가는 이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끝에 소폭 올라 마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에 지속해서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글로벌 원자재 시장 전략가는 "거시 경제의 위험이 유가에 양호한 공급 펀더멘털의 영향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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