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우선주 7천억 발행해 상반기 신금투 증자 마무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신한금융투자를 '초대형 IB'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에 이어 최근에는 롯데캐피탈까지 눈독 들이고 있는 조용병 회장이 그룹의 비(非)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로 신한금투의 대형화에 포커스를 맞췄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12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7천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onvertible Preferred StockㆍCPS)를 발행하는 안건을 상정해 논의한다.

전환우선주는 향후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해 사실상 유상증자의 의미를 갖는다.

금융지주사가 전환우선주를 자본확충에 사용하는 것은 신한금융이 처음이다.

현재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면 1분기 안에 전환우선주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당초 신한금융은 상반기 안에 전환우선주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조 회장이 신한금투의 신속한 유상증자를 강조하며 발행 시기를 다소 앞당겼다.

여기에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낮아진 자본비율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도 배경이 됐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왔다.

특히 신한은행의 뒤를 이어 그룹의 이익을 책임져온 신한카드가 금융당국의 규제 탓에 자기자본이익률(ROE) 8%를 유지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신한금투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해졌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해 계열 증권사를 초대형 IB 반열에 올려놨지만, 마땅한 M&A 대상을 찾지 못한 신한금융은 지주 차원에서 신한금투의 자본을 확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한금융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신한금투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한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3천167억원이다.

신한금투는 지난 2016년 9월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중형 증권사에 불과했던 신한금투는 9년만에 단행한 증자를 기반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초대형 IB가 등장한 현재 신한금투는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6위권에 머물러있다.

미래에셋대우(8조2천162억원)를 비롯해 NH투자증권(4조9천767억원), 삼성증권(4조5천960억원), KB증권(4조4천557억원), 한국투자증권(4조4천439억원) 등 5개 증권사는 4조원의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해 초대형 IB가 됐다.

신한금투와 경쟁하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조원 안팎이다. 이중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하나금융지주가 1조원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증자 여부는 지주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지만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상반기 안에 증자가 마무리된다면 새 CEO가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는 데 큰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김병철 신한금투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동양증권 출신으로 2012년에 영입됐지만, 그룹 내 손꼽히는 자본시장 전문가란 점이 발탁 인사의 배경이 됐다.

신한금투 내부에선 김병철 사장 내정자가 조 회장에게 신임이 두텁다는 점도 그룹 차원의 조속한 수혈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유상증자 시기에 대해선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환우선주 발행은 선제로 자본을 확충하는 취지인 만큼 자본비율 개선은 물론 계열 증권사 대형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신한금투 유상증자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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