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1년 이하 단기 채권금리가 기준금리인 1.75%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11일 연초 기관들의 자금집행 수요와 더불어 저금리 환경에 갈 곳 잃은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시장으로 몰리면서 단기금리 상승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1월 말부터 기관 자금집행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며 단기금리가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면서 금리 하락에 대한 부담이 다시 커졌다.

연합인포맥스 통화안정증권 입찰 결과(화면번호 4519)에 따르면 1월 중순부터 통안채 91일물과 182일물 등 단기채권 입찰이 종종 미달하고 있다.

지난 7일 실시된 통안채 91일물 입찰에서는 예정된 물량 8천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 4천200억 원만 낙찰됐다. 낙찰금리는 당시 민평금리인 1.77%보다 3bp 높은 1.80%를 나타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통안채 91일물 미달이 몇 주간 이어지는 모습인데 현재 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 같다"며 "입찰 결과로 볼 때 1.80% 이상 금리가 시장이 생각하는 적정 수준인 듯하다"고 말했다.



<표> 올해 1~2월 중 통안채 입찰 미달 정보(단위:억 원)

종목명 입찰일 발행예정낙찰금액 낙찰률
통안DC019-0509-0910 2019-02-07 8,000 4,20053%
통안DC019-0430-0910 2019-01-28 8,000 7,60095%
통안DC019-0723-1820 2019-01-21 4,000 1,90048%
통안DC019-0423-0910 2019-01-21 9,000 7,10079%
통안DC019-0416-0910 2019-01-14 9,000 6,10068%




연초 자금집행이 마무리되면서 단기금리도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전후로 글로벌 통화완화 분위기가 급격히 전개되면서 금리는 다시 하락 조정을 받았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부터 3주간 재정증권(63일 만기)이 발행되면서 단기물 수급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매주 2조 원씩 총 6조 원의 재정증권이 발행되며 단기물 공급이 증가한다"며 "단기금리가 더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만큼 수급이 도와준다면 1년 이내 통안채 금리는 1.80% 위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정증권은 국고금 출납 상 일시 부족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정부가 활용하는 단기 차입 수단이다.

다만, 호주 중앙은행(RBA)과 유럽연합(EU), 영란은행(BOE)의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인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갑작스레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기조적인 금리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단기물 금리가 기조적으로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가운데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금리가 오른다면 본드 스와프 금리가 밀리는 등의 일시적 요인 때문일 것이다"며 "그러나 금리가 올라도 시장은 이를 매수 신호로 해석해 다시 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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