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외환(FX) 스와프 시장이 탄탄하게 흐르고 있다.

내외 금리 역전 폭 확대 및 환 헤지 수요 우위 등의 구조적 요인 탓에 하락 일변도였던 예전 움직임과 다른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기조가 주춤한 데다, FX 시장에서의 달러 유동성이 좋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11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올해(8일 기준) FX 스와프 포인트 1년물은 작년 말 마이너스(-) 18.3원에서 -15.8원으로 2.5원 상승했다.

6개월 물(-7.0원)과 3개월 물(-3.25원), 1개월 물(-0.85원)도 -1.10원과 -0.40원, -0.25원씩 올랐다.

달러 사정이 빠듯한 연말을 무사히 버티고, 올해 1∼2월에는 시장 여건이 더 나아졌다.

이는 꾸준히 상승하던 미국 금리가 지난해 12월부터 우리나라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함에 따라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8일 1년물 통화안정증권(금투협) 금리와 동일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차이는 -72.2bp로 작년 말 -79bp에서 6.8bp 줄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 이상 횟수를 종전 3회에서 2회로 낮춰 잡았고, 올해 1월에는 성명서에서 '추가적·점진적인 금리 인상'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A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금리 면에서는 FX 스와프가 밀릴 이유가 사라졌다"며 "에셋 스와프는 특별히 줄어들지 않았고, 물량이 나오면 잘 받아간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6개월까지는 셀앤드바이(sell&buy) 포지션을 구축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조선업 수주가 늘면서 긴 구간에서 선물환이 나올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영향이 없다"며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역사적으로 낮고, 투자 심리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는 것도 시장참가자들의 공통된 진단이었다.

달러 조달 비용이 하락하면서 달러 라이보(LIBOR)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3개월 만기 리보 금리는 4.1bp 내린 2.697%를 나타냈는데, 이는 일간 낙폭으로는 2009년 5월 이후 가장 컸다.

라이보-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스프레드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였다.

미국 재무부가 부채 한도 문제로 단기 국채 발행을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채 발행은 달러를 흡수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조인다.









B 은행 딜러는 "은행 자금부(머니 마켓)에서 하루 5억 달러 정도를 1∼3주 영역에서 사는 것 같다"며 "특히 일부 로컬 은행은 이례적으로 3억 달러씩 샀다. 달러가 남아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긴 영역은 한·미 금리 차 축소 베팅 또는 역외 투자자의 롤오버 영향"이라며 "스와프는 질서정연하게 올라왔다. 레벨이 높다는 인식에, 팔면 손실이 생기는 장"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라이보-OIS가 더 줄어들게 되면, 에셋 스와프가 비는 시점에 스와프는 추가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위원회 중심 금융당국이 내놓은 보험사 환 헤지 제도 개선방안도 FX 스와프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1년 이하 FX 스와프를 통한 환 헤지를 자제하라는 방침으로, 향후 보험사들이 바이앤드셀(buy&sell) 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