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원화가 글로벌 통화 움직임과 괴리된 채 재료에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춘절 이후 미중 무역 협상 갈등이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다.

1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원화는 미국 달러와 비교해 고작 0.02% 절상된 데 그쳤다.

다른 아시아 통화들의 움직임을 살펴봐도 원화처럼 변동이 없는 통화는 찾아볼 수 없다.

같은 기간 호주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73% 절하됐고 위안화는 1.02% 절상됐다.

말레이시아 링깃은 미 달러 대비 1.20% 절상됐다. 싱가포르달러는 달러 대비 0.10% 절상됐다.

터키 리라화는 무려 4.40% 절상됐다.

아시아 통화 이외의 주요 신흥국 통화의 경우 러시아 루블이 미 달러 대비 1.82% 절상됐다.

주요 통화의 경우 엔화와 유로화가 각각 미 달러 대비 0.94%, 1.03% 절하율을 보였다. 영국 파운드는 미 달러 대비 1.69% 절상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원화가 역내 수급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 불안 재료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심리 변화보다 장중 수급이 거래에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진 만큼 수출업체 네고 물량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상단이 계속해서 막히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춘절 연휴 기간에도 이미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으로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많이 움직여 중국 금융시장이 열린다 해서 더 크게 움직일 것이라 볼 순 없다"며 "중국 증시가 많이 움직이면 혹시 변동성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위안화에 대한 재료 반영은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통화 움직임 또한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원화가 강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화와 위안화와의 상관관계가 떨어지면서 글로벌 달러화의 움직임이 중요해졌으나 이마저도 비둘기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향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유로 약세로 상쇄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은 환율에 양방향 이슈로 혼재되면서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고 수급상 네고 물량이 꾸준히 환율의 상단을 제어할 것"이라며 "2월에는 이벤트가 혼재된만큼 원화는 위안화와 달리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원화가 모처럼 달러에 그대로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1월 FOMC 이후 달러 약세 흐름조차도 유로화 약세로 영향으로 강하지 않아 원화의 강보합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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