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국내 식음료업계 회사채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과도한 투자 부담과 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제기된 자금조달 여건악화 가능성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신용등급 'AA')과 CJ프레시웨이('A'), 하이트진로홀딩스('A-'), 대상('A+') 등의 식음료업체들이 잇따라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앞서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자금조달에 나섰던 CJ제일제당의 경우 투자자 우려가 적지 않았다. 재무적투자자(FI)들의 이탈로 2조원 수준인 인수가(價) 중 1조5천억원 수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등 인수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신용평가업계 또한 쉬완스 컴퍼니 인수로 향후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CJ제일제당 회사채는 수요예측 단계에서 1조4천800억원의 대규모 '오버부킹'을 내며 '흥행'으로 마무리됐다. 당시 연초 풍부한 기관 수요에 더해 인수 후 시너지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해진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수요가 밀려든 영향으로 CJ제일제당은 발행규모를 7천억원으로 증액, 5천억원을 쉬완스 컴퍼니 인수에 활용했다. 2천억원은 이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에 사용할 방침이다.

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CJ제일제당뿐 아니라 CJ프레시웨이와 대상, 하이트진로홀딩스 등 A급 업체들도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을 저점으로 실적 개선세를 연출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는 7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3천550억원의 수요를 끌어냈다. 차환자금 마련에 나섰던 CJ프레시웨이는 결국 300억원을 증액해 총 1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대상의 경우에도 1천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다가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규모를 1천900억원까지 확대했다. 수요예측에서 3배가 넘는 3천400억원의 유효수요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A급의 인기가 여전한 데다 국내 식음료업체 수익성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데 따라 회사채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기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A급 중 최하위 신용도를 보유한 하이트진로홀딩스 또한 회사채 '완판'에 성공하기도 했다.

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 들어온 주문은 총 1천250억원이었다. 결국 하이트진로홀딩스는 400억원의 증액을 결정했다.

주력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부진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지난해부터 적자폭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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