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다.

신한금융은 비바리퍼블리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달 26일 예정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예비인가 추진단을 발족한 신한금융은 최종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할 업체로는 현대해상과 쏘카, 다방 등이 거론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이다.

현재 추산되는 기업 가치는 1조3천억원 정도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는 현재까지 1천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KEB하나은행 등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는 많은 금융회사가 러브콜을 보냈다.

토스는 최근 신한금융투자, 수협은행 등 1, 2금융을 가리지 않고 제도권 금융회사와 연계한 뱅킹 서비스까지 출시하며 송금에 국한됐던 기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는 CMA 계좌를 토스에 연계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토스가 송금 서비스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가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성공하면 이 같은 시도가 다양한 영역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처음 관심을 둔 것은 지난 2015년이다.

당시 카카오 컨소시엄에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KB금융지주에 주도권을 뺏겼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주와 은행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진출 여부를 다시 논의해왔다.

초기에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조용병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해 온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비즈니스를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에 힘이 실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당국이 내세워 온 금융혁신 과제를 무시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을 함께 할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문제였다.

다른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신한금융의 최우선 ICT 업체는 네이버였다.

신한금융은 TF를 중심으로 지난 1월까지 네이버 측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컨소시엄에 참여할 의사를 보인 업체들도 네이버를 최대 주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모델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지난달 최종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네이버를 최대 주주로 내세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엔씨소프트와도 논의를 이어왔지만 역시나 불참 의사를 전해왔다.

각각 국내 최대 포털사업자와 게임사업자인 만큼 혁신적인 인터넷전문은행 모델을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신한금융은 기대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국내 금융산업 환경이 가진 규제 등을 걸림돌로 지목했다.

신한금융의 제3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이미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자본금 확충을 두고 지속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데다, 최소 설립 3년까지는 적자 경영에 불가피한 만큼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쏠'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견줄만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신한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것 외에 실익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은 아직 예비인가 신청 단계인 만큼 신중히 사업의 효율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관계사들은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지분율과 자본금을 포함해 추후 선보일 비즈니스의 실효성에 대해선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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