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가 7조원을 넘어서면서 1월 발행량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어음(CP)이나 은행대출 등 상대적으로 만기 구조가 짧고 금리 부담이 높은 상품을 상환하고 회사채로 갈아타는 등 차입구조 개선시도가 두드러졌다.

1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일반회사채 규모는 1월 발행 기준으로 가장 많은 7조6천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월 발행된 4조7천481억원과 비교하면 61%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9천922억원의 순상환을 기록한 회사채 발행은 올해 1월 들어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순발행 규모는 4조670억원으로, 작년 2월 이후 최대다.

시장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새해 들어 기관들의 자금집행이 시작되는 등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되면서 기업들이 대거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발행시장 강세는 유통시장으로도 이어졌다. 'AA-' 등급 회사채(공모/무보증, 3Y)와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는 연초부터 꾸준히 줄어 지난 주말 40bp로 연초 대비 5bp 이상 축소됐다.

기업들도 연초효과가 끝나기 전 공모사채시장을 찾아 CP와 은행대출, 사모사채 상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과 차입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KT는 지난달 발행한 5천억원의 회사채 가운데 3천억원을 이달 18일 만기도래하는 CP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당시 발행금리는 연 3.170%로 이번에 발행된 5년물 회사채 발행금리 연 2.088%보다 높은 수준이다.

삼양사는 2천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올해 7월까지 외화단기차입금(USANCE)과 외화매입채무, 원화매입채무 등을 상환할 자금을 미리 조달했다. LS전선도 회사채 발행액 2천억원 가운데 1천400억원을 일반대출 500억원과 CP 800억원, 외화단기차입금 133억원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당초 3천500억원에서 7천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리면서 증액분을 이달 25일 만기인 기업어음 2천억원 상환에 사용키로 했다. 롯데쇼핑도 4천억원으로 증액 발행해 기업어음 2천억원을 상환한다.

SK케미칼은 회사채 증액으로 오는 6~7월 만기인 대출 상환자금을 미리 조달했다. 현대오일뱅크도 회사채 증액분을 지난달 28일 만기도래한 1천550억원 기업어음 상환에 전액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기 전에 수요예측을 실시하려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며, 회사채 강세와 차입구조 개선작업이 월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P 등의 단기차입을 회사채로 대체하는 차입구조 개선 목적의 회사채 발행과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목적의 증액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채권시장은 장단기 금리 차 축소 경향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으로 발행사 입장에서 CP 등의 단기차입을 회사채 등의 장기차입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세용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리인상 여력 제한과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국내금리는 하향 안정화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경기둔화 시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이면서 차환발행보다는 상환을 선택했던 바 있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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