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현대카드가 이달 중 코스트코 독점 제휴카드를 출시한다.

12일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코스트코 현대카드(가칭)'의 상품의 약관 심사를 마무리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카드명 선정 등 신상품 개발 작업을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코스트코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신상품 출시는 지난 8월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코리아의 새로운 제휴사업자가 된데 따른 후속 작업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18년간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했던 삼성카드를 제치고 향후 10년간 단독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24일부터는 코스트코에서 현대카드 또는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애초 강화된 서비스 혜택을 담은 프리미엄급 카드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일반형과 개인사업자용 2종의 카드만 출시하기로 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 8월 코스트코 독점사업자로 선정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기존보다 혜택을 상향시킨 코스트코 카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리미엄 카드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입히고 결제금액에 따라 혜택을 차등화함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할인점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이 일반 대형마트에 비해 훨씬 크다는 점을 활용해 많이 쓸수록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면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을 거라 봤다.

프리미엄은 현대카드의 최대 강점이다. 정 부회장은 '더 블랙', '더 퍼플', '더 레드' 등 프리미엄 카드 시리즈로 2003년 1%대였던 시장점유율을 14%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현대카드가 이 같은 프리미엄 전략을 접은 것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부가서비스 관행 개선작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과도한 부가서비스 경쟁을 없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분을 메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카드상품 부가서비스 현황 조사를 통해 특정 고객에게 혜택이 집중되거나 포인트 적립과 할인, 무이자 할부 등 과도한 혜택을 담은 상품의 부가서비스 축소를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코스트코 카드의 경우 사회적 이슈가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더욱 엄격하게 약관 심사를 진행했다"면서 "금융당국이 밝힌 부가서비스에 대한 기본 방향에 맞춰 수익성과 적격성 근거 등을 모두 살펴봤으며 이는 향후 다른 카드 신상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카드 내부적으로 코스트코 효과를 재분석한 결과 향후 5년간 적자 추정 폭이 크게 나타나는 등 당초 예상보다 수익성 문제가 불거진 것도 프리미엄 카드를 포기한 이유로 알려졌다.

업계 최저 가맹점수수료에 고비용 마케팅까지 진행할 경우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코스트코 현대카드 일반형은 기존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카드 혜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범위에서 서비스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현대카드는 카드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하고 출시 기념 이벤트 등을 통해 새로운 고객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코스트코와 제휴가 종료된 삼성카드도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단독 제휴 계약을 연장하고 조만간 새로운 카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 점포에서 사용 가능한 신규 제휴카드를 단독 운영해 대형 유통사와의 시너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