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키움증권이 지난해 4분기에 예상 밖의 적자를 냈다. 주식운용 등 트레이딩 부문의 대규모 손실과 자회사 실적 부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2천890억원으로 전년보다 8.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천932억원으로 19.6%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크게 부진한 결과였다. 연결 기준으로 2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300억원대의 순이익을 전망했던 터라, 전혀 예상치 못한 성적표였다. 2011년 이후 분기 적자는 처음이라 실적 쇼크에 따른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키움증권의 4분기 실적 부진은 주식 등 트레이딩 손실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수지 기준으로 4분기 트레이딩 손실은 547억원에 달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키움증권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주식운용 부문의 손실 타격이 크다"며 "지수 변동성 증가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왔기 때문에 (대규모 손실은)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딩 손실 이외에 투자조합 및 키움인베스트먼트 평가손실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줬다.

키움인베스트먼트가 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비롯해 주요 자회사인 키움저축은행과 YES저축은행, 키움자산운용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로 각각 78.3%, 42.2%, 85.3% 급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키움증권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동시에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홀드(Hold)'로, 목표주가는 9만원에서 8만2천원으로 내렸다.

장효선 연구원은 "주식 프랍 규모가 1천5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자기자본투자(PI) 성과가 회사 실적의 '스윙 팩터'가 됐고, 저축은행을 비롯해 PEF, 벤처캐피탈 등 자회사를 통한 리스크 익스포저가 크게 확대됐다"며 "투자를 위해 자본 확대 등 적극적인 외형 확장을 추구하고 있어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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