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내정으로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던 신한생명 최고경영자(CEO) 선임 작업이 급선회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2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한생명 사장에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을 내정했다.

애초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작년 말 과감한 세대교체를 내세워 큰 폭의 인적 쇄신을 단행하며 정문국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했다.

정 사장은 오랜 기간 외국계 보험사 CEO를 지내는 등 베테랑이지만, 신한생명 노조의 반발은 컸다.

외국계 보험사 CEO를 지내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전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조 회장은 노조를 직접 방문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내부 직원들의 불신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1일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지주의 자회사로 편입이 완료된 가운데 내부 반발이 계속되자 정문국 사장도 본인이 후보 추천을 고사했다.

정 사장은 오렌지라이프 사장으로 유임해 FC채널을 중심으로 영업기반을 공고히 하고 고객과 주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유지·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내부에 보험 전문가가 많지 않아 전문가에 영입에 공을 들였던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성대규 원장이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성대규 원장은 1967년생으로 대구 능인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보험제도담당관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보험제도과 등에서 주로 보험업무를 담당해 왔다.

지난 2009년부터 약 2년간 금융위원회에서 보험과장을 맡았고 이후 은행과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7월 퇴직 후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겨 경제규제행정컨설팅 수석연구위원을 거쳐 2016년부터 보험개발원을 이끌고 있다.

특히 성 원장은 금융당국에서 방카슈랑스를 도입하고, 상해ㆍ질병ㆍ간병보험 같은 제3 보험업 분야를 신설했다. 보험개발원장 취임 이후에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슈테크'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자타공인 보험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성 원장은 신한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3월에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였던 신한지주가 임기가 9개월가량 남은 성대규 원장 영입에 성공했다"며 "노조와의 관계 회복이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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