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의 추가 강세 재료에 대한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 없이는 더 이상의 시장 금리 하락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촉발할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단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의 입장에서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중을 너무 빨리 나타낼 경우 작년 11월의 금리 인상이 판단 착오였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은이 금리 인하에 관한 언급을 하기 전에 당분간 냉각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공개된 2019년 제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금통위는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금융안정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주요 근거다. 금통위가 아직 금리 인상의 이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금융불균형이 해소됐다고 누군가 나서서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한은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기 위해서는 금융불균형 문제를 압도할만한 경기 하강이나 매우 낮은 물가상승률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단서가 나올 수 있는 자리로 하반기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 간담회를 꼽았다.

한은은 작년 12월 물가 안정 목표를 2%로 고정하면서 매년 두 차례씩 물가점검 보고서를 발간하고 총재가 기자 간담회를 갖기로 한 바 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려면 하반기쯤은 가야 할 것"이라며 "다만 당국의 언급이 없더라도 유로존 등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면 시장이 금리 인하를 선반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고 3년 금리도 인하 기대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채 3년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금리와 불과 3.1bp 차이인 1.781%에 마감한 바 있다.

조금 더 이르게 올해 2분기에 금리 인하에 관한 언급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가 지나고 2분기 정도에 비둘기파 위원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1분기에는 당국이 기존 정책의 효과를 관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단서를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레벨 부담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채 3년 금리는 작년 12월부터 CD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달 금리는 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채권 보유로 얻는 금리 수익이 조달 비용보다 낮은 역캐리(Negative carry)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91일물 CD금리(빨강)와 국채 3년물 금리(검정)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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