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우리카드가 대규모 정규직 전환을 통한 내부 화합과 조직 안정으로 혹독해진 경영환경을 돌파하겠다는 모습을 보인 것이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숙련된 인력 확보와 조직 로열티 강화로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뚝심을 이번 차별화된 행보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 180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채용했다.

지난해 우리카드의 경영진과 노동조합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층 일자리 확대 및 임직원의 근무행태 개선을 위한 '노사 상생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파견직 및 사무 계약직 형태로 근무하던 직원을 대상으로 서류 및 필기, 면접 전형 거쳐 총 180명을 선발, 설 연휴를 마치고 첫 출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우리카드는 올해 7월 적용될 주 52시간 근무제도도 지난 11월부터 앞당겨 시행하고 있다.

PC 사용 가능 시간을 변경하고 휴일 근무에 대비해 '대체휴일' 제도를 마련하는 등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무제를 적용했다.

최근 들어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 등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의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최근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은 연간 7천억 원이 넘는 수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른 카드사들은 이에 대비해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현대카드가 진행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진단 결과에서도 현대카드의 주요 자회사를 포함해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BCG는 현대카드 임직원 약 1천600명 중 400명을 줄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역시 희망퇴직을 통해 200여명을 감축한 바 있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한 희생보다는 노사 간 신뢰가 바탕이 된 단단한 내부 결속이 올해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헤쳐갈 수 있다는 게 우리카드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실제 우리카드 정원재 사장은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이 조직에 대한 로열티 향상과 업무 효율성 증대로 이어져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카드의 파격적인 인사 정책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카드의 정석'이 큰 성공을 거두며 지난해 실적을 선방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카드의 정석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5개월 동안 13초마다 1좌씩 팔리며 지금까지 우리카드가 선보인 상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였다.

이에 출시 8개월여 만에 200만좌를 돌파했고 지난 1월 말 기준 누계 좌수 243만좌로 여전히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천265억으로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했다.

카드의 정석 히트에 힘입어 카드매출이 지난 2017년 72조8천억원에서 2018년 75조2천억원으로 2조4천억원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향상을 통해 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우리카드의 통 큰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낼지 업계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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