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국내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일자리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고용악화는 국내 산업환경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고용 동향을 보면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데다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등 이른바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에서도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업에서도 취업자가 감소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23만2천명으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1만9천명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1월 실업자수는 122만4천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0만4천명 늘었다. 지난 2000년 1월 123만2천명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실업률은 4.5%로,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임대서비스업, 건설업 등에서 취업자 감소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3만9천명으로 지난 2018년 1월에 비해 17만명이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취업자는 작년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10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감소폭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동안 조선업 불황에 이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산업 부진에 최근 들어 가시화되고 있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고용에 반영된 탓이다.

통계청은 "산업별로 보면 전자부품이라든가 전기장비 쪽이 작년에 이어 계속 감소를 보이고 있는 것이 확대되면서 취업자 수 감소폭이 17만명이 됐다"면서 "지난해 1월의 경우에는 제조업이 10만6천명 증가했으나 그 기저효과로 이번에 감소폭이 조금 더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는데, 반도체 완성품은 전자부품 제조업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이 많은 도소매나 숙박음식업 부문의 취업자수도 올해 1월에는 594만9천명으로 지난해 1월의 605만7천명에서 10만8천명이나 줄었다. 이들 분야의 취업자수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무려 14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에서 자영업의 위축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난달 비임금근로자 중에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전년 동월대비로 4만9천명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1만2천명이나 줄었다.

통계청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있는 부분이 소매업이라든가 음식 및 숙박업에 많이 포진돼 있다"며 "그쪽이 마이너스가 있는 부분에서 영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동안 취업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던 건설업에서도 지난달에는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만9천명 감소했다. 거의 30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으로, 최근 부동산경기 둔화와 건설기성 둔화 등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고용 부진은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인 변화와 맞물려 당분간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고용시장의 자생적 회복이 어렵다"며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수출물량 증가세 둔화되는 데다 자영업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소비경기의 구조적 부진이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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